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은 첫과반 대통령, 첫 여성대통령 등등 온갖 화려한 수식을 붙혀 박근혜의 당선을 보도한다. 그렇다면 외신들은 한국 대선의 결과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뉴욕타임즈(NYT)는 20일(한국시각) '독재자(dictator)의 딸이 한국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의 최장기간 독재자의 딸(the daughter of South Korea's longest-ruling dictator)이 대선에서 승리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NYT는 이어 "유권자들이 경제적 불평등과 북한의 군사위협을 해결할 방법을 놓고 야당의 급진적 변화보다는 안정과 어머니같은 리더십을 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당선은 여전히 남성지배적인 한국 사회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점도 밝히고 있다. NYT는 "박 후보가 두번의 도전 끝에 당선된 것은 비극적인 가족사에 보상이 될 것"이라며 한국인들의 동정투표를 꼬집고 있다.
로스앤젤리스타임스(LAT)도 "1960,70년대 한국을 지배했던 독재자(strongman)의 딸이 양분되고 치열하게 전개된 대선에서 승리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LAT는 "박 후보는 1998년 이후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지만 그의 명성은 쿠데타로 집권한 아버지 박정희로부터 물려받았다"며 "한국인들은 한국이 빈국에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바뀐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덕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민주주의를 장기간 억압해온데 대해서는 비판적"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직 군사 통치자(former military ruler)의 딸이 한국대선에서 승리했다"며 "1970년대 '퍼스트레이디'를 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내년 2월 취임할 예정"이라며 "취임하자마자 호전적인 북한의 위협과 연평균 5% 성장에서 2%로 떨어진 경제문제를 다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AFP 통신은 "한국, 독재자의 딸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이라는 기사에서 개표가 85% 진행된 가운데 박근혜 후보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AFP는 박 당선인이 차기 정권에서 대북정책을 비롯해 경제, 복지 등의 여러 난관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이번 대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에 남긴 '유산'(legacy)을 평가하는 선거라는 측면이 일정 부분 존재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암살로 막을 내린 아버지의 독재정권 이후 30년 만에 박근혜가 한국의 첫 여성대통령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또 한국의 최장 집권 독재자의 딸이 세계에서 성별 격차가 가장 확고한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을 이끌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당선인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 전망과 확대된 소득 격차, 줄어든 일자리, 재벌에 대한 반대 정서 등을 물려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독재자의 딸, 대선 승리"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박 당선인의 당선 소식을 알렸다. AP는 투표율이 높아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또한 박 당선인이 한국뿐 아니라 현대 동북아시아 지역의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만들게 됐다면서도 그를 여전히 18년간 집권한 아버지의 '전형'(embodiment)에 불과하다고 보는 한국인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박 당선인이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암살당한 후 1970년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이 18년간 통치한 사실 등을 소개하면서 보수주의자들에게 박 후보의 당선은 박 전 대통령 통치의 정당성을 입증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dpa 통신은 "독재자의 딸에서 한국 대통령으로"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박 당선인의 이력을 자세히 소개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독재자의 딸인 박 후보가 경합을 벌인 끝에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 5년간 보수 정권이 연장되게 됐다고 보도했다.
독일 슈피겔지 또한 독재자의 딸이 인권 변호사를 이기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박근혜 후보의 당선 소식을 전했다.
한국언론들은 박근혜 당선에 대해 첫 여성 대통령, 과반 대통령 첫 부녀대통령등의 수식을 붙혀가며 스토리 텔링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외신들은
객관적 입장에서 분석적인 기사들을 내놓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5년 박근혜의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가 될지 아니면 유신으로의 회귀가 될지 국민들이 지켜봐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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