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수사

 

 

유도수사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있는 사람에게 범행 기회를 줘서 체포하는 수사 방식으로 경찰이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아동·청소년으로 가장하고 있다가 "성매매 하자"고 접근해오는 남성을 붙잡는 식이다. 현재 법적인 규정은 없지만 대법원 판례에서 일부 인정하고 있다.

 

지난 29일 조윤선 여성부 장관은 아동·청소년 성매매 사범 단속을 위해 "경찰의 유도수가 기법 활용을 법제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업무추진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여성부 고위 관계자는 성매매가 주로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장 경찰이 성매매사법 단속에 어려움이 많았을뿐아니라 최근 사회적 분위기가 더해져 관련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취지로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도수사(함정수사)는 수사기관의 권한을 필요 이상으로 강화할 뿐 아니라, 국가가 범죄를 유발하는 도덕적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에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되고 있다. 대법원은 2007년 “범죄 의도를 가지지 않은 자에 대해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해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여성부가 추진하는 성매매 유도수사 역시 법리상 허용될 수 없는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서울지역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수사의 정당성이 확보돼야 한다. 일부러 범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위험하고 어이없는 발상이다”라고 말했다. 여성부는 이런 문제점에 대해 관련 부처인 법무부와도 제대로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설익은 정책을 발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협의된 게 없다. 의견 요청이 온다고 해도 부정적 입장이지 않을까 싶다. 판례상 그런 유도수사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