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갤러리 "Siseon"

행복한 아이들 - 윤주영 포토다큐멘터리 -

by 淸風明月 2013. 9. 23.
반응형


 



 



 



 



 



 



 



 



 



행복한 아이들 - 윤주영 포토다큐멘터리 -
발행: 현암사 , 144 쪽, 2001년 02월 01일.

입양된 아이들에 대한 내용이 곁들여진 사진집이다. 사진작가 윤주영이 11년이 넘는 세월동안 미혼모와 입양아, 입양가족 이야기를 렌즈 속에 담은 생생하고 감동적인 포토 다큐멘터리이다. 단순한 사진 모음집의 의미를 넘어 대부분 미혼모의 버려진 아이로 태어나 외국인 가정의 입양아로 가거나 국내 가정에 입양 가더라도 베일에 가려져 친자로 포장되던 현실을 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가족의 의미를 새삼 묻는 책이다.1978년부터 20년이 넘도록 다큐멘터리 전문 사진가로 활동해 온 윤주영이 10년이 넘도록 '입양'이라는 주제를 놓고 줄기차게 찍어온 사진과 그 사진이 찍힌 배경을 좀더 이해하기 쉽도록 해주는 사진가의 글을 편집한 것인데 한 어린이가 미혼모의 아이로 태어나는 장면부터 위탁모에게 맡겨졌다가 양부모를 만나고 입양된 가정에서 자라는 과정이나 그 뿌리를 찾아 다시 모국을 찾는 장면까지 소상하게 보여주는 최초의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기록자의 시각이 객관적이기에 그 전해지는 감정의 폭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상업사진들과 달리 연출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있는 그대로를 담아낸 사진은 보는 이들에게 서늘함을 주게 마련이다. <행복한 아이들>이란 역설적인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은 그런 점에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진집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장 행복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실제로 책에 실린 사진과 글을 따라 읽다보면 절로 슬픔의 감정이 북받치다가 그 가운데에서 피어나는 생명 자체가 주는 한없는 행복에 도취하게 된다. 책은 미혼모의 아이들에서 시작해서 입양아의 삶으로 넘어가며, 버려진 아이들과 이 아이들을 잘 길러주는 천사같은 사람들의 삶을 좇아간다. 왜 이 사진집에서 불행하다면 불행할 수 있는 미혼모의 아이들, 입양아들의 삶이 오히려 행복해 보일까. 작가는 사진을 통해서 입양아들과 위탁모의 만남, 이별, 입양아를 받아들이는 부모들의 행복한 미소등을 교차시키며, 입양아들이 버려졌다고 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이 아이들을 버린 우리들이 불행한 존재란 점을 말하고 있다.

16세 소녀가 미혼모로 아이를 낳는다. 아직 소녀여야할 미혼모는 간호사에게 ''나 아기 한번만 안아주게 해주세요''라고 말한다. 이 장면에서 시작한 다큐멘터리는 '아이 버리는 나라'의 부끄러운 현장을 차근차근 기록한다. 친권포기 각서를 쓰는 소녀의 눈물. 이어 잠시 아이를 맡아주는 보육사들의 아기사랑. 입양될 때까지 아이를 맡아기르는 위탁모들의 안타까움. 정이 들대로 든 뒤에 다시 아이를 외국으로 입양시켜야하는 위탁모의 눈물. 그 뒤를 잇는 외국인 입양부모들이 입양아를 처음 본 순간의 환희. 그리고 외국에서 성공적으로 잘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현재가 차례차례 기록된다. 순서에 따라 등장하는 미혼모와 미혼모의 아이, 보육사, 위탁모, 입양부모 등의 표정은 실제로 '지상에 나타난 천사'의 모습이다. 그들은 과정이야 어떻든 아이가 있기 때문에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반면 슬픈 천사도 있다.

아이를 외국으로 떠나보낼 때 복지회 회장이 아이들 앞에서 올리는 기도의 말은 '아이 버리는 나라의 국민'인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이 나라에 허락한 귀중한 생명을 우리가 지키지 못했으나 좋은 가정으로 인도해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어린 생명이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 조국을 빛내고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소서.''

이 기도하는 한장의 사진만으로도 우리는 '이 나라에 허락한 귀중한 생명을 스스로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에 휩싸이게 된다. 시종 담담한 톤으로 진행되는 책의 사진은 그 어떤 글보다 강력한 어조로 '아이 버리는 나라'에 대한 엄중한 질책을 보내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