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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Siseon"

청학동 이야기

by 淸風明月 2022.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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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동의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사진작가 류은구의 ‘청학동 이야기’ 25년간 청학동 사람들과 그들의 종교, 가치관, 일상의 모습, 자연과 풍광 등을 담은 흑백사진이 주이다. 류은구는 지리산원에 신비의 마을이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1982년 여름 대학 사진과 동료들과 함께 찾는다. 기차를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산길을 걸어올라 겨우 도착한 청학동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 듯 신비한 곳”이었다고 회상하는 류은구는 ‘왜 이곳 사람들은 시대에 역행하듯 이곳에서 숨어살까?’라는 의문에서 계속 청학동을 찾았다. 당시 이곳 마을 어린이들은 정부가 정한 보통학교에 다니지 않고, 마을의 서당에서 사서삼경, 예의범절 등을 배우고 있었다. 청년들은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군대를 가지 않았다. 백의한복을 입고, 결혼 전에는 남자도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결혼 후에는 상투를 틀고 갓을 썼다. 마을 사람 모두가 윤리도덕을 엄하게 지켜 옛 전통을 소중히 지키면서 자급자족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한 야쿠르트 광고에 청학동이 등장하면서부터 이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나 사진가가 부쩍 늘었다. 세속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이곳 사람들은 식당, 민박, 선물가게 등을 경영하기 시작했다.

전화도 차도 없었던 마을에 갑작스럽게 문명의 물결이 밀려왔다. 다들 경쟁하듯이 백의의 마을 사람들을 길에 세워 어색한 포즈를 취하게 하며 셔터를 눌렀다. 마을의 자급자족 체제는 급속히 무너지고 생계를 위해 현금수입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청학동 사람들은 더이상 사진 찍히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런 시기에 청학동의 일부 주민들이 세속의 때가 묻는 것을 피해 산을 내려갔다. 어떤 사람은 도시에 살면서 한복을 벗지 않고 자신의 생활신조를 지키고, 어떤 사람은 다른 농촌에 정착했다. 이렇듯 류은구는 25년간 변화되는 청학동의 생활양식과 그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청학동 사람들의 신념을 일관된 시선으로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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