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강의: 사회과학적 탐구, 어떻게 할 것인가? (2)
자연과학적 연구에서는 경험적으로 확정 가능한 현상들로부터 그것들을 발생시키는 구조들로 탐구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사회과학에서도 이것에 비견될 수 있는 작업을 행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어려움은 과학적 탐구의 대상이 경험적으로 주어지거나 현실적으로 규정된 부분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실재하는 구조들이라는 점, 과학의 실험적-이론적 작업은 그 구조들의 실질적인 모습을 찾아내고 그 구조들에 대한 적절한 개념을 만드는 활동이라는 점에 있다.
1. 방법론적 개인주의 비판
방법론적 개인주의: 사회에 관한 사실들과 사회현상들이 오직 개인들에 관한 사실들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는 입장으로 개인들의 성향과 신념과 자원 및 상호 관계들에 관한 진술들에서 연역되지 않고서는 현상들에 대한 올바른 설명에 도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Popper: “모든 사회현상, 그리고 특히 사회제도들의 작동은 인간 개인들의 결정 등에 따르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자르비(Jarve): “군대는 단지 ‘군인’들의 복수이며, 군대에 관한 모든 진술은 그것을 포함하는 군인들에 관한 진술로 확인 될 수 있다.
와트킨스(Watkins): "대규모 현상들을 다른 대규모 현상들에 입각하여 설명하는 -예컨대 완전고용에 입각하여 인플레이션을 설명하는 것과 같은 -것은 미완성의 설명이다”
-> 공리주의, 자유주의이론, 신고전파 경제학, 합리적 선택이론 등.
이들의 경우 사회적 행위는 자기이익의 극대화, 단순한 효용극대화나 비용극소화의 문제, 욕망(홉스의 경우 식욕과 혐오감)이나 정서 (흄, 벤담과 밀의 경우 쾌락과 고통)에서 발현된 것이다. 이들의 이론은 사회화된 인간이 아니라 로빈슨 크루소에게나 적용해야, 사람들이 이미 어떻게 사회화되었는가를 파악함이 없이 “인간은 언제나 그리고 어디서나 똑같다”라고 주장.
신고전파이론은 현실의 경험적 사건들을 조명할 수 있는 설명적 이론이라기보다는 ‘효율적인 행위에 관한 규범이론’, 즉 사회과학이라기보다는 효율적 행위가 무엇인가라는 인간행위학의 성격을 지닌다 그런데 이들의 주장은 단지 ‘사회라는 물질적 존재=사람들과 그 행동들의 (물질적) 결과들“이라는 사실만을 주장하는 것 외에는 없다.
방법론적 개인주의자들은 사회적인 것을 대체로 ‘집단’과 동의어로 간주하고, 개인들로 구성된 집단들의 행위 또는 집단들 속의 개인들의 행위를 문제시한다. 그런데 사회과학은 대규모의 대중 행위 또는 집단행위 그 자체보다, (패러다임적으로) 개인들(과 집단들) 사이의 지속적인 관계들에, 그리고 이 관계들 사이의 관계에 관심을 갖는다.(예컨대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 국회의원과 선거구민들 사이, 선생과 학생 사이, 남편과 아내 사이 등). 그리고 집합현상이란 지속적인 관계들의 표현으로 이해해야 한다. 사회과학의 기본적인 대상은 관계이지 행위나 집단 자체가 아니다.
<-> 방법론적 집합주의 (뒤르켐 등, 사회유기체설): 뒤르켐 이론의 핵심개념들은 집합의식, 유기적 연대와 기계적 연대, 아노미 등과 같은, 모두 사회현상의 집합적 성질을 표현하는 개념들이다.
2. 사회/사람 관계의 4 모델
(1) 배버적 모델 (자원론 voluntarism): 사회적 객체들을 의도적인 또는 의미 있는 인간 행위의 결과로, 또는 그러한 행위를 통해 구성된다고 간주한다.
(2) 뒤르켐적 모델 (물상화 reification): 사회적 객체들이 그 자체의 생명을 갖고 있으며 개인에 외재적이고 개인에게 강제를 행사한다고 간주한다.
(3) Peter Burger 모델( ‘변증법적’ 전화 모델, ‘비밀스런 동일화’ 모델): 사회/개인들간의 변증법적 상호관계 주장/ 지속적인 변증법적 관계에서 사회는 사람들을 산출하고, 사람들은 사회를 산출한다. 이들에 의하면, 사회구조는 그것을 만들어내는 인간의 활동과 분리되어 그 자체로 존립할 수 없는 사물이지만, 일단 창출되면 그것은 외부적 사실성(alien factuality)과 강제적 도구성(coercive instrumentality)으로 개인에게 맞선다. 사회는 사람들의 객체화 또는 외부화이고, 사람들은 사회를 의식 속에 내면화 또는 재점유한다. -> 이 모델의 문제점은 사회구조에 대해서는 자원론적인 관념론을 조장하고, 사람들에 대한 이행에서는 기계론적인 결정론을 조장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회와 사람은 변증법적으로, 즉 동일한 과정의 두 계기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서로 독립적인 두 종류의 사물로 볼 필요가 있다.
*. 객관성의 문제
객관성의 3차원:
(a) 객관성 자체 또는 외부성 자체
(b) 주체의 생산으로서의 객관화
(c) 사회적 형태들의 재생산과 변형 과정으로서의 객관화
① 인식된 객체들의 통일성의 두 측면으로서의 (a)와 (b)
(a)의 (b)로의 환원: 루카치, 그람시, 콜라코프스키, 스미트
루카치: 객관성 자체는 상호 주관성에 의해 확보
(b)의 (a)로의 환원론: 전통적 유물론 엥겔스, 델라 볼페와 ‘반영론’ 옹호자들
② 변형적 활동의 통일성의 두 측면 내지 실천과 구조의 이중성으로서의 (b)와 (c)
(c)의 (b)로의 환원론: 사회학적 개인주의, 자원론, 자발론 (사르트르 등)
(b)의 (c)로의 환원론: 결정론과 물상화, 실체화 (뒤르켐, 알뛰세르의 구조주의적 맑시즘)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초사실적으로 효력이 있는 실재적 구조들, 기제들, 과정들, 관계들 및 영역들이라는 비인간중심적 존재론(초월적 실재론) 및 초월적 존재의 발현적 힘을 승인할 필요가 있다.
*. 일원론적인 환원주의 비판 : 예컨대 철학을 과학으로, 사회와 정신을 자연으로, 보편적인 것을 개별적인 것으로, 이론을 경험으로, 또는 역으로 인간행위주체나 의식을 사회구조로 환원하는 노선은 물론 형식적으로는 대립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서로 보완하는 여러 형태의 주관주의(실증주의, 불가지론, 회의주의, 개인주의, 자원론 등)의 극복이 필요하다. 이때 중용이나 단순한 헤겔적 합이 아니라, 그것들의 공통의 문제들을 변형하고, 새로운 관점을 통해 이전의 대립적인 공생자들이 지닌 오류와 부분적 통찰 두 가지 모두를 비판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경험적 실재론 (주관적 관념론), 개념적 실재론 (객관적 관념론)
->둘 다 존재를 경험과 이성이라는 인간의 속성으로 환원하는 인식론적 오류를 범한다.
-> 상호간의 체계적인 의존성, 즉 경험적 확실성/ 개념적 진리성이라는 동일한 양면성의 신화를 담고 있다. 인식론적으로는 객관적 관념론이 주관적 관념론의 물상화된 사실들을 전제하고 있고, 주관적 관념론은 객관적 관념론의 실체화된 관념들을 전제하고 있다.
(4) 실재론적, 관계론적 사회 파악 (예: 마르크스의 [자본론]):
사회구조와 인간행위는 존재론적으로 상호의존적이지만, 본질적으로 구별되는 것으로 두 차원으로 파악한다. (물상화와 자원론의 존재적 오류, 사회적 결정론과 방법론적 개인주의의 인식적 오류 극복)
사회: 인간 행위의 늘 존재하는 조건인 동시에 인간 행위가 지속적으로 재생산하는 결과. 인간행위: 넓은 의미의 노동, 즉 (대체로 의식적인) 생산이면서 동시에 사회들 포함한 생산조건들의 (통상적으로 무의식적인) 재생산 행위
사건들로 환원할 수 없는 구조들, 인간의 행위로 환원될 수 없는 구조들, 개인으로 환원될 수 없는 사회라는 실재의 인정 요. 의도적 인간 활동과, 선행하여 존재하는 역사적 사회형태들- 그 활동의 조건이자 그 활동에 매개되지만 그 속에서만 재생산되고 변형되는 - 의 재생산과 변형을 문제 삼는다.
사회는 독자적 실재성을 획득한다. 그러나 사회가 인간의 활동 없이는 존재하지 않으며, 행위주체들은 대체로 의도를 지니고 활동한다. 그렇다면 인간 행위주체들이 사회를 ‘창출’한다고 말하기보다는 ‘인간 행위주체들이 사회를 재생산하거나 변형한다’고 말해야 한다. 사회는 인간 행위주체들의 활동의 산물이 아니며, 마찬가지로 그들의 활동도 사회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사회란 개인들에 대해 그들이 결코 만들어 내지 않는, 그렇지만 오로지 그들의 활동에 힘입어 존재하는 어떤 것이다.
-> 사람들이 사회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는 개인들이 재생산하거나 변형하는 구조들과 관행들 및 관습들의 총체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즉, 사회는 의식적인 인간 활동과 무관하게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물상화의 오류에 대한 반대) 그렇지만 사회는 의식적인 인간 활동의 산물이 아니다. (자원론의 오류에 대한 반대)
그런데 사회구조란 그 자체가 사회적 생산물이기 때문에 사회란 변형가능한 대상이자, 상대적으로 독립적이고 지속적인 구조들이 결합된 총체, 즉 그것의 구성요소들에서의 변동과 그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들에서의 변동의 지배를 받는 복합적인 총체이다.
사회구조와 자연적 기제들은 기본적으로 유사한 구조를 지니지만, 동시에 몇 가지 존재론적인 차이를 지닌다.
① 사회구조들은 자연구조들과는 달리 그것들이 지배하는 행위들로부터 독립하여 존재하지 못한다.
② 사회구조들은 자연구조들과는 달리 행위주체들이 활동하면서 그들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갖는 관념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③ 사회구조들은 자연구조들과는 달리 오로지 상대적으로만 지속적이다. 그러므로 그것들이 근거 짓는 경향들은 시간과 공간에 걸쳐 변함없다는 의미에서의 보편적인 것이 아니다.
이와 관련, 사회과학과 심리과학을 구분해, 구조가 사회과학의 대상으로, 어떤 동기를 지니고 행위하고, 사회적 상호 행위가 일어나는가는 심리과학의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두 연구는 행위주체들이 재생산하고 변형하는 우치들과 실천들의 관계들의 체계로 판별되는 사회체제에 대한 연구로 연결된다.
<그림 1> 변형적 사회 활동 모델 185쪽
<그림 2> 구조와 실천 186쪽
<그림 3> 행위의 층화 187쪽
<그림 4> 믿음, 욕망, 행위 188쪽
3. 사회과학의 연구방법
생물들의 활동은 물리적 법칙에 의해 규정당하지만, 생물들의 속성은 물리적 법칙으로 환원불가능하며, 자연세계와 인간세계는 모두 발현성을 특징적으로 지닌다. 의도적 행위가 객관적 세계의 어떤 일정한 상태의 필요조건이라면, 사회가 실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는 속성들과 힘들 - 이것들에 힘입어 의도성이 사람들에게 귀속되는 -도 실재한다.
뒤르켐: 외재성이라는 기분으로 사회적 사실들의 자율성을 확보한 후 강제성이라는 다른 기준을 끌여들여 사회적 사실들의 실재성을 확립함. 그러나 사람들만이 오직 역사를 추동하는 힘이라는 견해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구조는 강제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관계적 견해는 공장, 책들이 물질적인 것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객체가 되는 것은 오직 사람들 사이의 관계들 속에서. 거기서 더 나아가 그러한 관계들과 자연 사이의 관계들 속에서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참여하는 변형 활동을 지배하는 구조들의 사회적 조건은 오직 여러 종류의 관계들 - 사람들과 그들 서로 서로, 그들의 생산물들, 그들의 활동들, 자연 그리고 드들 자신의 사이의 관계들 - 뿐이다. 이때 사회과학은 사회적 형태들의 현실적이고 복합적인 뒤범벅에 관심을 갖기보다, 그 형태들을 발현시키는 상대적으로 지속적인 관계에 대해 이론적인 관심을 갖는다.
그런데 인식론적 측면에서 사회는 그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결과들과 무관하게 경험적으로 판별할 수 없고, 또 그런 결과들과 무관하게 존재하지도 않는데, 이 점은 인식론적 난점을 지닌다.
사회과학적 탐구의 대상들은 오직 ‘개방체제’에서만, 즉 변함없는 경험적 규칙성을 얻을 수 없는 체계에서만 자신을 드러낸다. 이와는 달리 정통적인 과학철학의 모든 이론들 및 이론이들이 감추고 있늡 방법론적인 지침들은 실질적으로 ‘폐쇄체계’를 전제하고 있다 이들 지침들 (인과성 및 법칙에 대한 흄 류의 이론들 - 법칙연역적 설명 모델, 통계적 설명 모델, 과학 발전에 대한 귀납적인 이론들과 확증의 기준 / 그리고 과학적 합리성에 대한 포퍼 류의 이론들과 반증의 기준 등)은 그것들에 기생하는 해석학적 대립물들과 함께 기각되어야 하며, 실질적인 설명의 대상이 될 뿐이다.
사회세계에서 폐쇄체계가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지도 않고, 인공적으로 창출될 수도 없다는 것은 사회과학에서는 원칙적으로 이론들에 대한 결정적인 시험의 상황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동시에 사회과학에서 이론들에 대한 합리적 확증과 기각의 기준은 ‘예측적인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설명적인 것’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인과기제에 대한 가설이 만들어지면, 상당 부분 경험적으로 시험할 수 있긴 하지만, 전적으로 그 설명력에 의존해야 한다)
이론 구성의 방법
1. 탐구대상이 되는 사회현상과 관련, 이미 행위 주체 자신들의 서술이나 정의 또는 그것들에 대한 이론적 재서술이 존재. 그러므로 대상에 대한 탐구는 대체로 ‘대상에 대한 원시과학적 관념들 P -> 사회과학의 이론 T로의 변형’, 즉 이미 판별된 사회적 삶의 형태에 대한 실질적인 정의의 시도이다.
2. 실절적인 정의를 위한 비자의적인 절차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의 문제와 관련, 사회구자의 행위의존적 성질, 즉‘사회에서 작동하는 기제들은 오직 그것들의 결과에 힘입어서만 존재한다’라는 성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
해석학적 전통에서는 개념적 계기라는 것을 밝힘으로서 사회과학적 작업에 실질적으로 기여. (그러나 경험적 실재론을 신봉함으로써 경험 속에 개념화된 것으로서의 사회적 활동을 실재적이라고 보는 점, 현상 자체가 허위적이거나 부적절할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한다는 오류를 범함.). 현상들에 대한 개념적 분석을 통해 실재적인 관계들과 과정들로 구성된 초개념적 실재를 파악해야 한다. 동시에 이런 초월적 분석은 일련의 범주들이 타당하게 적용될 수 있는 역사적 조건들을 보여주어야 하고, 동시에 그것을 통해 그것들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는 조건들도 보여주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특수한 사회적 실재들) 여기서 더 나아가 의식에 대한 이차적 비판도 수행해야. (상품 물신화, 외양에 의한 실체의 신비화, 이데올로기 비판) , 개념적 비판과 변동 -> 사회적 비판과 변동. / 이론의 발전과 평가 역시 순전히 설명적 (비예측적) 기준에 의거해야.
이론적 설명과 역사적 설명의 차이: 이론적 설명은 사물의 전개논리 자체를 사유적으로 추적하는 형태로 전개된다. 반면 역사적 설명은 역사적으로 전개되는 사건들의 진행과정의 일반화하는 형태로 행해진다. 역사적 설명은 이론적 설명에 의해 뒷받침 받거나 평가받지 못하면 경험적 사실들의 역사적 일반화에 불과하다.
'Politics and Society Archiv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의노트] 정치학원론: 국가는 어떻게 운동하는가? (0) | 2022.07.30 |
---|---|
[강의노트] 정치학원론 : 사회의 균열구조와 정치 (0) | 2022.07.30 |
[강의노트] 정치학원론: 사회과학적 탐구, 어떻게 할 것인가? Part I (0) | 2022.07.30 |
[1989] 직장내의 폭행에 대한 조사 (0) | 2022.07.27 |
[1989] 41주기 4.3 추모 토론회 (0) | 2022.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