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강: 사회의 균열구조와 정치
정치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선 정치과정을 떠받치는 사회의 균열구조 및 이 구조와 정치과정과 관련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1. 사회의 균열구조
(1) 계급적 균열
1) 인류, 민족, 국민, 그리고 계급
- 인류의 민족적 구분을 우선시하는 견해가 민족주의라면, 인류의 계급적 구분을 우선시하는 견해는 국제주의적 계급론자라 부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마르크스가 말한 ‘프롤레타리아에게는 조국이 없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대표적인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의 구호이다 그런데 오늘날 세계체제가 다수의 국민국가 내지 민족국가로 구분되어 있는 것은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 실현의 가장 중요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한편, 과거에는 세계시장이 국가적으로 구분된 국민자본들 간의 경쟁에 의해 특징져 졌다면, 오늘날에는 (비록 자본의 국가적 소속을 지닌 것이 아직 지배적이긴 하지만) 국민자본들 간의 융합과 제휴의 증대 등으로 국적을 넘어서는 지구적 자본이 다대하고 출현하고 있고 국가운동이 이들 지구적 자본의 운동에 종속되는 경향 역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노동은 여전히 국가적 정치에 종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민족이란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국가를 가지고 있거나, 자신의 국가를 가지려는 인간군’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므로 민족주의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추동력은 국가이다. 국민, 국가이익(국익), 국가경쟁력과 같은 개념을 앞세우면 결국 국가주의로, 국가주의는 다시 민족주의를 호출한다. 그러나 민족주의에는 국가가 대변하는 민족주의와 구분되는 저항적 민족주의도 존재한다. 한국사회에 대한 미국의 압도적 규정력과 분단체제의 지속 등은 한국사회에서는 반제-반미 민족주의가 강력하게 출현할 수 있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한편, 국익이란 한 사회의 피지배층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 될 수 있어도 지배층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 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국익, 국가경쟁력 등을 앞세우는 담론은 결국 지배층의 이익을 중심으로 대중을 동원하는 정치적 효과를 창출한다.
- 국민개념과 민족개념의 차이, 민족형성(nation-building)의 문제
2) 계급(class), 계층(stratification), 민중(people), 다중(multitude), 시민(citizen) 개념
-> 이에 대해서는 김세균, “계급 그리고 민중, 시민, 다중”, [진보평론] 20호 (2004년 여름호), 309~336쪽 참조
- 계급은 (객관적으로는) 사회의 생산관계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인간들 간의 관계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좁은 의미에서는 경제적 수준의 계급관계를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사회경제적, 정치적, 이데올로기적(문화적) 계급관계 전체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가능한다. 넓은 의미에서 경제적,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지배계급 전체를 한 사회의 ‘지배블록’ 내지 ‘권력블록’으로 부를 수 있다. 자본주의사회의 지배블록은 자본 중심의 사회발전을 주도적으로 추구하는 사회적 세력 전체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가능하다. 때문에 자본주의사회의 지배블록은 기본적으로 부르주아적 지배블록의 성격을 지닌다. 지배블록의 성격은 더 구체적으로 규정내릴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이 부르주아적 지배블록이 기본적으로 어떤 사회발전을 추구하는가에 따라 파시즘적 지배블록, 사민주의적 지배블록, 혁신자유주의적 지배블록(예: 미국의 뉴딜연합), 신자유주의적 지배블록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오늘날 한국의 지배블록은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적 지배블록’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일반 대중은 대체로 (적극적, 수동적) 지지층과 저항층 등으로 구분된다.
*. 지배블록과 C. W. Mills 등이 주창한 power elite와의 차이
*. 지배블록과 통치블록 및 집권세력 (정권)
- 계층은 주로 소득수준에 의해 구분된다. (부유층, 고소득층 등등)
- 민중(인민)은 넓은 의미에서는 지배층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되지만, 좁게는 노동자들과 가난한 농민, 도시빈민 등을 포괄하는 ‘기층민중’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가능한다.
*. 계급론적 민중론과 민중주의적 민중론의 차이
- 다중 개념은 오늘날 대체로 넓은 의미의 민중개념과 일치하지만, 민중 내부의 계급적 구분을 거부하고, 사회적 노동과정에서 맺는 이들 간의 협력적 관계를 중시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와 관련, 네그리는 다중을 탈근대 시대의 새로운 ‘계급’으로 규정하는데, 이는 사실은 다중을 탈계급적인 민중주의적 민중 개념과 유사한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다중개념은 계급론적 다중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고, 다양한 것들에 통일성을 부여하는 민중/인민 개념을 보완하는 개념으로, 통일성보다는 그 다양성에 주목하는 개념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 시민개념: 자본주의사회의 모든 국민은 시민으로서의 규정성을 획득한다. 그런데 시민운동은 대체로 노동자-민중운동과 구분되는 개념으로, 주로 (신)중간층 주도의 그들의 중간자적 이념을 대변하는 운동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3) 계급관계의 변화
- 계급의 형성과 변화는 일차적으로 자본축적과정이 만들어내는 인간들 간의 관계의 변화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객관적 계급형성= 수동적 계급구성
그 변화는 크게 보아 “자본가계급(부르주아)-구중간층-노동자계급(프롤레타리아)”이 “자본가계급-신중간층-노동자계급”으로의 변화에 의해 특징져 진다.
- 구중간층: 근로대중에 속하면서 동시에 소자산을 소유 -> 역사적으로는 보수반동의 사회적 지지층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고, 반대로 급진민주주의 운동의 추동력으로 기능하기도 했다.
신중간층: 임금노동자층에 속하면서 ‘관리’라는 자본기능을 수행 / 지배블록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신중간층의 경우 보수화의 가능성이 높다면, 프롤레타리아로 전락할 가능성을 지닌 하층의 경우에는 항상 급진화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 자본가계급 내부의 변화는 물론 노동자계급 내부의 변화 파악 역시 중요
(1) 자본가계급의 경우
무수히 많은 소자본들의 자유경쟁체제-> 대자본(독점자본) 중심의 독점적 경쟁체제로/ 상업부르주아 중심 -> 산업부르주아 중심 -> 금융부르주아 중심으로
(2) 숙련노동자 중심 -> 반(半)숙련 산업프롤레타리아 중심 -> 지식노동자층 중심
- 노동유연화가 가져오고 있는 노동자 내부의 위계 질서화와 다수 노동자대중의 비정규직화 문제
- 주체적 계급형성(class-formation)= 능동적 계급구성
능동적 계급구성은 노조가입 노동자 수의 증대, 산별체제로의 이행 등에서가 아니라, 국가와 자본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단결력-투쟁력의 증대 및 지배블록에 대항하는 대안적인 ‘역사적 블록’ (그람시의 용어)의 형성 능력 등에 의해 평가되어야 한다. (한국의 경우 1987년 6~9월 노동자 대투쟁에서 시발하여 1976년 말-77년 초 노동자대투쟁에서 그 정점에 도달했다가 국가와 자본의 대대적인 신자유주의 공세에 적극 대응하는 못하는 가운데 현재 그 능력이 크게 축소되고 있다.
능동적 계급구성의 순환과정 / 하나의 순환과정이 끝나면 능동적 계급구성의 중심적 세력 및 그 구성의 성격 등도 크게 변화한다.
*. 대학생층: 계급적으로는 기본적으로 부모의 계급적 소속에 의해 규정된다. 그런데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는 급진화 과정을 거쳐 자신을 민중진영의 일부로 소속시키는 경향이 다대하게 나타났지만, 오늘날에는 신자유주의적 경쟁체제 속에 포섭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학생층의 탈정치화와 보수화 경향)
4) 계급갈등의 형태
- 위로부터의 계급투쟁과 아래로부터의 계급투쟁: 이윤 생산의 증대를 위한 자본의 모든 노력은 결국 ‘위로부터의 계급투쟁’의 성격을 지닌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운동이 지배력을 행사하므로, 아래로부터의 계급투쟁은 대체로 방어투쟁의 성격을 지닌다.
-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의 규정성
경제과정의 표피: 모든 상품소유자들의 자유, 평등, 소유 / 자신의 소득원천을 지닌 자유롭고 평등한 경쟁주체 -> 이 규정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 노 동자들은 자신들 간에도 자기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전면적으로 경쟁하는 관계를 맺게 되며, 자본에 대한 저항 역시 개별적 수준 의 것 이상이 되기 어렵다 (신자유주의적 구조개편이 목표로 하 는 관계임)
노동력 시장과 분배시장: 노동력상품구매자계급으로서의 자본가계급과 구분되는 노 동력판매자계급으로서 노동자, 자본 소득원천 소유자계급으로서 의 자본가와 구분되는 노동 소득원천 소유자계급으로서의 노동자
-> 이 수준에서는 ‘무엇이 등가교환인가’와 ‘무엇이 정당한 분 배인가’를 둘러싸고 노동과 자본은 갈등하게 된다.
생산과정: 노동에 의한 생산된 잉여가치의 자본에 의한 전유과정. 이 전유과정이 지닌 적대성 -> 노동자계급을 변혁의 주체가 될 잠재력을 지닌 존재로 만들며, 계급투쟁을 자본주의체제의 유지냐 아니면 변혁이냐의 문제로 만든다.
- 현실 속에서 전개되는 계급갈등은 많든 적든 위 세 과정의 혼합형태, 그러나 (1) 수준의 갈등이 지배적일 수록 노동에 대한 자본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반면, (3) 수준의 갈등이 지배적일 수록 체제 자체의 유지 여부가 근본적으로 문제된다. 그런데 현실에서 일어나는 계급갈등은 대체로 (2) 수준의 갈등이며, 이 수준의 갈등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계급갈등의 양상이 크게 변화를 겪게 된다.
- 한국에서는 오늘날 비정규직 문제와 더불어 교육문제가 계급투쟁의 집약점의 하나가 되고 있다.
- 계급문제의 타 문제로의 전치(displacement)
5) 자본축적과정과 계급운동
- 자본축적과정: 절대적 잉여생산에서 상대적 잉여생산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을 추동하는 생산양식으로서의 자본주의 / 이윤생산 증대를 위한 투자의 증대를 통한 경제성장 및 경쟁을 매개로 한 통한 각 부문의 균형적 발전 / 과잉생산/과소소비가 가져오는 주기적 위기(소위기)와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가 가져오는 과잉축적위기 (대위기) -> 사회 전체의 유기적 위기
- 자본축적과정의 이러한 순환과정은 동시에 계급운동의 전개양상 및 고양과 쇠퇴의 중요한 조건을 이룬다.
(2) 지적 균열
- 역사적으로 육체노동과 지식노동의 분화와 지식노동의 자립화는 계급형성과 계급적 관계의 강화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한 계기를 이룬다. 계급적 지배는 항상 지적 지배에 의해 뒷받침 받는다.
*. 미셀 푸고의 ‘지식권력론’ / 부르디에의 ‘지식자본론’: 지식문제를 인식론적 문제가 아니라 권력이나 자본의 관점에서 접근.
*. 자본주의사회의 지식기반사회 또는 정보기술사회 등으로의 이행론의 문제점
-자본주의사회에서 가장 발전된 형태로 출현하는 전문경영자층과 관리자층 및 국가관료층의 존재는 육체노동과 지식노동의 분화와 지식노동의 자립화의 가장 중요한 표현이다.다.
- 노동과정에서의 육체노동과 지식노동
자본주의 초기: 숙련노동자노동(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의 결합)
기계제 대공업 및 포드주의적 생산체제: ‘실행과 구상의 분리’를 통해 노동과정에서 육 체노동과 지식노동 분리가 완성된다. (노동에 대한 자본의 실질적 포섭의 완성 / 육체노동과 지식노동의 분리에 기초한 생산양식으로서의 자본주의)
포스트-포드주의 내지 유연적 생산체제: 부분적으로는 ‘육체노동과 지식노동의 재결 합’이 일어나면서 동시에 다수노동자의 더 한층의 탈지식화-주변화 등이 광범위 하게 나타나고 있다.
- 지식인의 문제
(3) 성적 균열
- 성적 구별에 따른 차별 -> 생물학적 것에 기원하는가, 사회적인 것에 기원하는가?
생물학적 토대를 지닌 것이지만, 그것을 개인적 수준의 단순한 폭력행사 등을 넘어 사회적 차별구조로 만든 것은 사회적인 것
/ 젠더(gender) 개념
- 남성우월적, 가부장제적 지배구조: 오늘날 미시적 수준에서 거시적 수준으로까지 거의 무의식적 수준, 생체화된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런데 이 구조는 계급적 지배구조에 선행, 그러나 계급적 지배구조에 의해 뒷받침 받고, 강화된다.
- 여성계급론 또는 성적 계급과 사회경제적 계급이라는 두개의 계급론은 타당한가?
- 페미니즘: 자유주의적 페미니즘, 구맑스주의적 페미니즘, 사회주의적 또는 쇄신된 맑스주의적 페미니즘, 급진주의적 페미니즘, 탈근대적 페미니즘
- 여성의 사회 참여의 증대 및 지식노동. 감성노동의 중요성의 증대가 여성해방에 미치는 영향은?
(4) 인종적 균열, 장애인과 다수 비장애인 간의 균열
- 제도적 차별과 사회적 차별
- 제노포비아와 인종주의
- 자본운동과 인종문제
(5) 환경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균열
- 자연과 인간 간의 관계는 최종적으로 인간들 간의 관계에 의해 규정된다.
- 자본주의 생산과 환경문제
- 대량소비사회의 환경문제
- 개발주의-발전주의 대 환경보호주의 (새만금 사태)
- 친생태적 에너지의 개발과, 긴박한 전지구적 문제로 등장한 ‘지구온난화’ 문제
(6) 지역적 균열
- 지역적 균열은 일반적으로 지배블록 성원들 간의 지역적 구분이 권력 배분에 중요성을 차지할 수록 중요한 정치적 균열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균열구조로 작용한다.
- 우월적 지역주의 와 저항적 지역주의
- 지역개발과 자본운동
- 지역적 이익이 계급적 이익에 우선하는가?
'Politics and Society Archiv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의노트] 정치학원론: 한국의 국가운동과 정치지형 (0) | 2022.07.30 |
---|---|
[강의노트] 정치학원론: 국가는 어떻게 운동하는가? (0) | 2022.07.30 |
[강의노트] 정치학원론: 사회과학적 탐구, 어떻게 할 것인가? Part II (0) | 2022.07.30 |
[강의노트] 정치학원론: 사회과학적 탐구, 어떻게 할 것인가? Part I (0) | 2022.07.30 |
[1989] 직장내의 폭행에 대한 조사 (0) | 2022.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