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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o ergo sum

샬롬과 쌀람, 장벽에 가로막힌 평화

by 淸風明月 2011.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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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의 여유 No. 07

샬롬과 쌀람, 장벽에 가로막힌 평화

1915년 후세인-맥마흔 서한에서 아랍 독립국가 건설을 약속
1917년 영국이 밸푸어 선언으로 팔레스타인에 유대국가 건설을 약속
1947년 11월 유엔 총회에서 영국 위임통치령인 팔레스타인 지역을 유대-아랍 국가로 분할하고 예루살렘을 국제관리 체제에 두는 결의안 채택. 이스라엘은 이를 수용했지만 아랍권은 즉각 거부에 나섬.
1948년 5월 이스라엘 건국 선표. 다음날 이집트,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로 구성된 아랍연합군의 공격으로 1차 중동전쟁 발발. 휴전 후 가자는 이집트, 요르단 강 서안은 요르단 관할이 됨. 

그리고 이어지는 전쟁과 파괴, 끊임없는 저항.

6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은 오스만 제국을 점령했던 영국의 이중외교로 인해 시작된 것이다. 제국은 그 땅의 사람들을 지배했고 1차 세계대전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그 땅에 살던 사람들과 이주해 온 사람들 모두에게 국가 건설을 약속했다. 본래 수천 년 간 ‘국가’란 이름도 없이 살아오던 이들은 제국에 의해 ‘국가’ 분쟁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그렇게 60여 년을 싸워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팔레스타인들에게 그것은 ‘삶’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었다.

<샬롬과 쌀람, 장벽에 가로막힌 평화>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정치적인 기행문’을 쓰는 작가 유재현의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기행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기행문의 성격을 빌어 그곳의 현실들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취재 리포트라 할 수 있다. 작가는 현지에서 경험한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그대로 전하면서 동시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들과 정치 현실을 꼼꼼히 분석하여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고발하는 현실은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의 고통만이 아니다. 그는 ‘난민과 농민, 노동자, 빈민, 실업자들이 말 그대로 팔레스타인의 불행을 온몸으로 감당하는 동안 그 곁에서 동족의 피가 흐르는 구릉 위에 궁전을 짓고, 푼돈을 흘리며 더 큰 부와 권력을 향한 정치적 야심을 불태우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신흥 자본가 계급과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써갈기고 노래하지만 대중이 싸우는 곳에는 출현하는 법이 절대 없는’ 중간계급의 위선을 함께 고발한다. 그는 고백한다. ‘누가 팔레스타인의 진정한 적인지, 팔레스타인인이 무엇과 싸워야 하는지 묻고 또 물어야 했다’고. 

이 책은 그 동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정치적으로만 이해해왔던 사람들에게 아주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들을 보여줄것이다. 그리고 결국 문제는 ‘국가’가 아니라 ‘민주’임을, 해방의 주체 역시 ‘국가’가 아니라 ‘민중’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 줄것이다. ‘책머리에’ 마지막 문장과 같이, ‘우린 저마다 자신들의 땅에서 불의의 세계체제에 맞섬으로써 같은 미래를 향해 걷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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