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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o ergo sum

입만 열면 복지 과잉, 그러나 죽어가는 서민

by 淸風明月 2011.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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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열면 '서민'을 외치는 정권이다. 하지만 2011년 한국사회에서 서민들이 살아가기는 그리 녹녹치 않다. 지난해 국회 예산안 날치기 통과로 영유아 예방접종지원비, 결식아동급식지원금, 저소득층 에너지 보조금, 사회적 일자리 창출 지원금,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비 삭감등이 이루어 졌다. 이런 것을 보면 그들이 입맛열면 떠들던 '보편적 복지' 이전에 저소득층 지원을 먼저 확대해야 한다는 마들이 기만임이 드러난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복지지출이 사상 최대이며 이쯤 되면 복지국가에 가깝다"는 태연하게 하고 있다. 아마 이명박 대통령은 전체 예산중 복지예산비중이 상승한 것을 이 발언의 근거로 삼고 있는듯 하다. 그러나 복지예산은 늘어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1년의 복지예산은 86조 3천억원이다. 정부의 전체지출 중 복지지출은 매해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07년에 25%, 2008년 25.7%, 2009년 26.2%, 2010년 27.9%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수치만 본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맞는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복지예산 증가는 모호한 점들이 많다. 늘어난 복지예산중 공적연금대상자 확대에 따른 자연 증가분, 법정의무지출 증가분이약 2조 8천억정도이다. 그리고 보금자리 주택 관련 예산이 약 1조원 정도이다. 이것을 제외하고 본다면 복지예산은 약 8천억 정도 증가한것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증가분 중에는 복지 예산으로 보기 어려운 융자성 복지 지출이 전체 복지지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융자성 복지 지출이 무엇인가 하면 국민임대주택 건설융자, 주택구입자금 및 전세 자금 융자 등의 국민주택기금 융자 사업들을 말한다.)

2009년 추경예산을 기준으로 약 17조원으로, 당시 총복지 지출 80조 4천억원의 21%를 융자성 복지지출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복지예산이 역대 최고라고 하지만 국민들은 체감할 수 없는 기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도 2011년 국내총생산 대비 복지예산 규모가 6.9%에 불과한 복지예산을 두고 선진복지국가 운운하고 있으니 국내 총생산 대비 20%가 웃도는 OECD 회원국들이 이를 보면 코웃음을 칠 것이다.

한국사회는 점차 고령화 되고 실업등의 사회적 악재들이 삶의 위기로 작용하게 되면서 복지지출이 자연스레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실은 무시하고 복지예산을 쥐어짠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현실은 줄줄이 예산을 삭감해 버렸다. 삭감된 예산들 중 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저소득 지원과 보육, 저출산 관련 예산과 빈곤층, 빈곤아동, 청소년을 위한 복지예산들이다. 국민들의 최저생계를 보장하는 기초생활생계 급여 예산은 대상을 2만 7천여명 줄여 32억이 삭감되었다. 그리고 기초 생화 수급자에게 지원되던 에너지 지원은 903억원 전액 삭감됐다. 거기에 기초생활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빈곤층에게 지원되던  한시 생계구호 예산 4181억원도 전액 삭감되었다. 이 보다 더 충격적인 건 결식아동 급식지원 432억원이 전액 삭감된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기초생활수급자를 걸러내기 위한 시도로 근로판정기준을 도입하겠다고 한다. 줄어든 예산만큼 현장에서는 복지예산 수급자에 대한 낙인과 차별이 더욱 심해 질수 밖에 없다.  차상위계층 대학생 장학금 예산은 2010년 805억원에서  287억원으로 대폭 삭감으로도 모자라 2학기부터 폐지할 방침이다. 저소득층의 장학금을 대폭 축소하고 한다는 것이 시중 금리와 다를바 없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라는 돈장사를 복지정책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뿐만 아니다. 12살 이하 영/유아가 민간병원에서 8종의 필수예방접종을 받을때 국가가 일부를 보조하도록 편성한 '필수예방접종 국가부담사업' 예산 338억 8400만원이 사라졌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 지원예산마저 전액 삭감해서 전국의 350개 공부방 중 최소 60여곳이 문을 닫아야 한다. 결식아동들은 당장 끼니를 거르게 되었고, 산모/신생아 도우미 지원 예산은 국회보건복지위원회에서 310억원 증액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사회의 소득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노동자의 임금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예산들을 삭감한다는 것은 돈이 없으면 죽으라는 이야기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일들을 버젓히 벌여 놓고 TV에서 보란듯이 "친서민 복지"를 말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보고 있노라면 화가 치밀 지경이다.

국가의 기본적인 존재이유가 무엇인가?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인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의 책임을 지는 것이다. 사회의 빈곤화의 가장 큰 피해자인 가난한 이들의 생계급여는 삭감하고, 공동체의 미래인 아이와 학생ㅇ에 대한 지원은 회피하는 사회는 이명박 대통령이 입만 열면 이야기하는 '공정한 사회'일리 없다. 복지는 미래에 대한 대비인 동시에 과거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동안 복지의 외피를 쓴 노동 유연화, 복지와 나란히 세워진 사회서비스 시장화, 복지를 핑계로 한 사회 투기성 개발을 경험해 왔다. 얼마전 무상급식을 두고 벌였던 논란에서 부터 복지를 두고 대립하고 있는 여야갈등이 과연 복지를 두고 싸우는 싸움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말하고 싶은것도 복지만은 아닌것이다. 진정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삶이며 노동이다.

'복지'를 몰라서는 안된다. 하지만 '복지'만을 이야기 해서도 안된다. 우리의 평범한 이웃들을 빈곤으로 내몬것이 누구인지, 국민의 삶을 외면한채 그들의 정치적 이익 챙기기와 투기행위를 일삼은 자들이 누구인지 다시 한번 되짚어봐야 한다. 민생이니, 친서민이니, 복지니 하는 구호는 많지만 실질적 제도 개선의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 온 국민이 비정규직화로 치닫고, 온 국토는 투기의 장으로 빠져들고 있는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복지에 대한 책임을 개인이 아닌 국가가 져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 아닌가? 이런 국민들의 요구에도 귀를 닫고 있는 이 나라 보수정치에 더 이상의 희망을 가지겠는가? 이제 우리 손으로 희망을 써가는 것이 미래를 위한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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