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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o ergo sum

커피의 1%와 99%의 경제학

by 淸風明月 2011.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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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커피 전세계 교역량 2위 한해 600억 달러어치가 유통되며 세계 90여개국에서 생산된다.  전세계 커피 소비1위는 미국, 대한민국은 11위 국내 커피 시장의 규모는 1조 5,900억원 가량 된다고 한다. 100ml 커피 한잔을 만드는데 드는 커피콩은 100개 그러나 그 커피콩의 현지 가격은 10원이다

커피 한잔의 가격 구성비는 크게 가공비, 유통비, 판매업자의 이윤이 93.8%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고, 운송비와 수입업자의 이윤이 4.4%, 세금과 중간상인의 이윤이 1.3%, 그리고 커피 생산 농가의 수입이 0.5%를 차지한다고 옥스팜(민간구호단체)은 분석하고 있다.

즉, 이윤의 1%는 소규모 커피 농가의 몫 이윤의 99%는 미국의 거대 커피회사, 소매상, 중간 거래상의 몫이란 이야기이다. 

그러나 1%에 속하는 전 세계 커피재배종사자는 50여개국에 2천만명. 그들의 대부분은 매우 가난하며 이들의 상당수는 어린이이다. 전세계에서 일하는 커피노동자는 거의 2000만 명정도이다. 커피 경작에 사용되는 농지 면적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110만 헥타르가 넘는다. 연간 커피콩 소비량은 120억 파운드. 그러나 커피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인건비는 얼마나 될까? 생각 해 본적이 있는가? 

지금 당신이 마시고 있는 커피잔에는 과연 무엇이 담겨 있는가?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자란 커피가 들어 있지 않습니까? 커피의 최대 생산국이며 수출국은 브라질로 그 다음이 콜롬비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그리고 멕시코를 포함한 개발 도상국이거나 저개발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의 커피 농장 노동자들은 가난과 빚에 쪼들리며 살아가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지난 몇년간 커피 값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우리들이 마시는 커피 한잔의 가격은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생산지와 소비지가 따로 노는것이다. 생산지의 커피값은 하락하는데 우리가 마시는 커피값은 왜 오르냐고 그걸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인가? 뉴요커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찾아간다는 스타벅스와 다국적 식품회사 네슬레 같은 거대 커피 회사들이 중간 이윤을 가로채기 때문인이란걸 모른단 말인가? 이런 거대 커피 회사들이 중간이윤을 가로채며 배를 채울때 탄자니아에서는 부모가 더 이상 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어 수많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쫓겨났으며, 학교에 갈 돈조차 없는 아이들은 먹고살기 위해 농장에서 일할 수밖에 없었다. 

커피 원산지로 국가 수입의 2/3를 커피콩 수출에 의존해온 에티오피아는 수입의 1/3이 줄었고 국민 전체가 엄청난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것을 모를 것이다. 멕시코에서는 최근 도저히 커피 농사로는 가족을 먹여살릴 수 없게 된 농부 수천 명이 고향 땅을 떠났으며, 엘살바도르에서는 3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니카라과의 6만 명 이상의 커피 농장들은 늘어가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농장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콜롬비아와 페루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결국 농부들로 하여금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류 작물 생산에 손을 대게 만들었다. 커피가격 하락은 생산되는 커피콩이 많아서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것일까? 커피콩 생산량 증대에 대한 공로상을 IMF와 세계은행에 주고 싶다. IMF와 세계은행이 제3세계 국가들에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하나로 대규모 농장을 이용한 커피콩 생산을 ‘권유’해 왔다. 예를 들어 최근 커피 생산량이 극적으로 증가한 것은 베트남이 새롭게 커피 경작국가로 등장하면서부터였다. 베트남은 원래 커피콩 경작국가가 아니었지만 IMF의 구조조정 정책으로 수출 위주의 커피콩 경작을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 베트남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커피콩을 많이 생산하는 국가이다. 하지만 그러한 구조조정의 결과로 베트남 농부들이 커피콩을 팔아 얻는 돈은 생산비의 60%도 미치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누가 이윤을 갖게 되는것인가?

우리가 지금 마시는 한잔의 커피를 위해서 커피콩은 생산업자에서 중간거래상들에게, 그리고 다시 수출업자, 수입업자, 커피콩 가공회사와 소매업자들을 거쳐 마지막으로 우리 소비자에게 오게 된다. 커피 노동자들이 ‘코요테’라고 부르는 중간거래업자들은 가난한 농부들에게서 시장 가격의 반도 안되는, 때로는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커피콩을 산다. 

과정에서 먼저 중개업자들이 상당한 이윤을 얻게 된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윤을 얻는 것은 무엇보다도 커피콩 가공회사이다. 특히 세계 커피콩의 60% 이상을 거래하는 대규모 커피콩 가공회사들, 우리도 잘 알 고 있는 맥스웰 하우스, 크라프트(Kraft), 폴져스(Folgers), 밀스톤(Millstone), 산카(Sanka), 프록터 앤 갬블(Procter&Gamble), 필립 모리스, 네슬레 등이 벌어들이는 이윤은 상상을 초월한다. 네슬레의 경우 인스턴트 커피로만 약 26%의 마진을 남긴다고 하니 그 이윤이 상상이 가는가?

미국을 비롯한 제1세계의 거대 커피 회사들이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아시아의 제3세계 국가들에서 노동착취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이윤을 벌어들이는지는  이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커피 문제에서 스타벅스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진 분들도 계실겁니다. 나름 일상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주는 스타벅스가 왜 문제냐고 말입니다. 그들은 중간상인도 아니고 가공업자도 아니고 단지 판매만 하는데 말이야?라고 하면서 위문이 되시는 분들이 계시죠. 

그럼 왜 스타벅스인를 문제 삼는가 하면 첫째 커피콩 거래 점유율에서는 다른 회사들보다 떨어지지만 파운드 당 이윤을 가장 많이 남기는 것이 스타벅스입니다. 여러분들이 슈퍼에서 맥스웰 하우스 한 봉지를 살 때 이 중 커피콩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돈은 6% 정도입니다. 하지만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실 때 커피콩 생산자들은 그 금액의 겨우 1%를 받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주 단순합니다. 바로 스타벅스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지점을 가지고 있는 커피숍 체인이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는 심지어 지난해 커피콩 경작국가인 멕시코에도 체인점을 개설했습니다. 멕시코의 스타벅스 체인점은 스타벅스가 공격을 받는 이유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입니다. 멕시코의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의 가격이 멕시코 커피 노동자들의 하루 임금보다 훨 비싸니 말이죠. 하루노동 3달러 그러나 커피 한잔가격은 5달러정도이니 말이죠.

현재 커피 농업은 제1세계의 소비를 위해 제3세계가 희생하는 일종의 ‘식민지 농업’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그러나 알고 보면 커피농업은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커피나무는 다른 키 큰 나무들의 그늘에서 자란다. 그래서 전통적인 커피 농장들에는 수많은 나무들이 우거져 숲을 이루고 그 나무들을 찾아 깃든 새들의 소리가 하루종일 들리는 곳이지요. 커피나무에 그늘을 드리우기 위해 심은 나무들에서 농부들은 과일과 땔감을 함께 얻고 커피콩들은 자연을 벗삼아 자라나지요. 이렇게 자라는 커피를 ‘그늘 커피(shadow coffee)’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IMF나 세계은행은 단기간에 많은 커피콩을 얻기 위해 나무 그늘이 필요없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커피나무를 기르는 농사법과 대규모 산업화된 농장을 구조조정 정책의 하나로 농부들에게 강요했습니다. 그로 인해 생긴 대규모 농장에서 자연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거기에는 오직 엄청난 농약과 헐벗은 산과 하루 3달러도 안 되는 돈을 받고 뼈빠지게 일하는 임금노동자들이 있을 뿐입니다.

지금 커피를 마시고 계십니까? 그럼 그 커피잔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보이십니까?  정당한 값을 치룬 커피입니까? 아니면 뜨거운 태양 아래서 더위와 농약과 싸워가며 어린 아이들과 노동자들의 피땀어린 노동으로 만들어진 커피입니까? 하루 한잔 스타벅스의 커피로 낭만을 즐기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희생되는 것들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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