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entio ergo sum

폭민의 등장과 한국 민주주의 위기

by 淸風明月 2025. 2. 2.
반응형

한나 아렌트는 저서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폭민(mob)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들을 절망과 증오로 가득 찬 잉여 세력으로 규정했습니다. 폭민은 계급이나 지위로 구분되지 않으며, 그 핵심 특징은 "고립"입니다. 이는 단순한 외로움과는 다르다. 폭민은 현재의 체제 내에서 자신의 삶이 결코 나아질 수 없다는 극단적인 허무주의와 양비론에 빠져 있다. 이러한 심리 상태는 경제 위기와 함께 급격히 확산된다. 그들은 열정을 분출할 외부의 적을 찾고, 자신의 불행이 특정한 세력의 음모 때문이라는 확신을 갖고 싶어한다.

 

폭민의 등장과 위험성

히틀러 나치 독일의 선전상이었던 괴벨스의 총력전 연설을 컬러로 복원한 영상을 보던 중, 다음과 같은 댓글이 눈에 띄었다. "대한민국에는 히틀러가 필요하다. 모든 걸 통제하고 하나로 묶을 사람. 지겨운 양당 체제를 벗어나고 중국인과 부동산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사람." 이 댓글에는 유대인 음모론이 중국인으로 대체되었을 뿐, "한방의 해결책"을 갈망하는 폭민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이러한 조짐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며, 단지 방아쇠가 당겨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12.3 계엄 이후 인터넷을 넘어 현실에서 극우세력들, 특히 극우 청년들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법원을 점령하고 판사를 단죄하겠다는 그들의 폭력성은 상식을 넘어선다.

 

폭민과 비상계엄의 관계

법원을 점거했던 폭도들이 본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매료된 것은 '비상계엄' 그 차체라고 본다. 헌법적으로 불법인 이 조치는 폭민들에게는 "메시아의 해결책"처럼 보였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폭민들이 바라는 방식으로 중국인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비상계엄"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그들은 윤 대통령을 자신들의 영웅으로 만들어버렸다.

 

폭민을 이용하는 세력

지금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한국판 폭민’을 이용하려는 무리들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폭민을 보호하고 옹호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국회에서 자칭 "백골단"이라는 폭력적 성격을 가진 예비 시위자들을 공식 기자회견에 등장시키는 등 폭력적인 세력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헤프닝이 아니라, 점점 더 강경한 정치적 입장을 정당화하려는 시도의 일부로 보여진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법이 아닌 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발언을 연일 이어가고 있으며, 언론은 이러한 발언을 여과 없이 보도하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법원 폭도의 배후인 전광훈과 윤상현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구속영장 반려 등 법적 조치 또한 미온적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최상목 역시 실효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폭력을 방조하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당의 대응 부족

민주당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당황하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지율 하락을 여론조사 기관 탓으로 돌릴 뿐, 폭민과 이를 이용하는 세력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폭민을 비호하는 행태를 강력히 비판해야 할 때이다.

 

민주당은 다음과 같은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 합니다. 첫째, 법원 폭동의 최고 책임자인 최상목을 탄핵하여 책임을 물어야 한다. 둘째, ‘5.18 특별법’에 준하는 ‘12.3 내란옹호자처벌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셋째,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폭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

 

만약 야당이 폭민을 이용하려는 세력에게  무기력하게 끌려다닌다면, 결국 폭민 세력에 의해 정권을 내주었던 나치 독일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이는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준엄한 교훈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히틀러가 주도한 맥주홀 폭동을 독일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로 넘기지 않았다면, 나치 독일은 태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당시 보수적인 독일 법원은 좌파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이유로 히틀러와 그의 돌격대를 비호하며 경미한 처벌을 내렸다.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린다." 광주의 기억이 12.3 내란을 막아냈듯이, 히틀러에 대한 기억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우리 법원을 움직이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