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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o ergo sum

한미FTA, 이런걸 협상이라 하나?

by 淸風明月 2006.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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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월드컵 개막에 5일 앞서 한미FTA 1차 협상이 미국에서 시작된다. '실보다 득이 많다.'는 한부총리의 말마따나 우리 정부는 이번 협상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타결할 모양이다. 나참 웃겨서 우리가 급할 것이 없는 협상인 것을 왜그렇게 못해서 안달들인지. 이번 협상이 시작되기 전 우리 정부는 협상문 초안을 공개했다. 그렇다고 완전 공개도 아니다. 협상문 중에 달랑 4장 공개했다. 

그런데 이 협상문이란게 4장만 봐도 알만하다는 것이다. 협상문 초안대로라면 이거 완전 무장해제 당하는 셈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을 포괄적 FTA로 가져갈 생각인가 보다 '포괄적' FTA 언뜻 보기에 이거 그럴싸 하게 들리는 말이다. 헌데 실상을 놓고 본다면 이거 무장해제나 다름없다. 미국 뜻대로 간다면 우리가 일방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아무런 방어를 하지 못하게 된다. 한미FTA 이후 일어나는 모든 무역분쟁은 국내법이 아닌 '국제투자분쟁조정셑터'에서 처리하게 된다. 이게 참 웃기는 것이 지금까지 여기에서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패배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건 여기로 가면 무조건 미국이 이긴다는 건데 이건 어느나라 법이란 말인가? 정부의 협상문 초안에 담겨있는 것은 협상은 단지 제스처일 뿐이다. 미국이 원하는대로 할테니 적당히 제스처 취해주면 우리가 알아서 다 하겠다는 의도가 있지 않나 의심이 간다. 

협상문의 초안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면,

▷상품무역(자동차, 의약품/의료기기 등) ▷농업 ▷섬유 ▷원산지/통관 ▷무역구제 ▷SPS(sanitary and phytosanitary measures: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 ▷TBT(Technical Barriers to Trade: 무역에 대한 기술적 장벽) ▷서비스 ▷금융서비스 ▷통신/전자상거래 ▷투자 ▷정부조달 ▷경쟁 ▷지적재산권 ▷노동 ▷환경 ▷분쟁해결/투명성/총칙 등

이것만 봐도 눈에 선하다 미국은 한국의 산업 전반에 대한 정방위적인 FTA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칠레 FTA가 농축업 가운데 돼지고기, 포도 식으로 특정부분을 정해서 개방하는 FTA라고 한다면, 한미 FTA는 예외없이 모든 분야를 개방하는 FTA다. 미국에 비해 절대적 열세인 농업, 투자,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런 협상의 세부사항들이 미국의 통상법을 근거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정확히 미국의 통상체계에 맞춰져, 미국의 이해를 실현하는 방식으로 협상 테이블이 꾸려졌다는 말이다. 이것은 미국이 협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행했ㄷ전 발언들에서 드러난 다. 미국협상대표들은 협상시작전부토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동원해 한국시장을 열어제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협상문에 무엇을 담고 있는가? 우리정부는 다음 사항들을 주요요구사항을 삼고 있다. 상품 분야: 통관절차 간소화, 화물수수료 및 유지비 폐지. 미국 수입농산물 심사절차 단축, 육류 성분 식품 수입금지 완화. 섬유, 의류, 신발류 관세철폐, 원산지 규정에서 우리입장 관철.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 반덤핑 조치 남용 방지와 서비스 분야: 정부조달품 미국전선 운송 의무 폐지. 미국내 공사발주시 국내은행 발행 계약 이행보증서 인정. 간호사, 건설기술사 자격증 상호인정. 그리고 기타 분야: 비자면제제도 조속 추진 및 관광객 무사증 입국 추진 등이다. 이거 미국업계들 요구와 비교해 보겠다. 미국 업계는  무역장벽보고서와 USTR 등을 통해 방송 쿼터 축소, 한국방송광고공사 해체, 각종 소유제한 규제 완화, 한국가스공사와 인천국제공항에 대한 민영화. 우리금융지주의 매각을 주장하고 있다.  적다고 좋아하면 안된다. 미국측 요구 너무 구체적이라 빠져나갈길이 없다.

이런 요구도 있다.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가 주행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법을 폐지하라”  왜냐고? 할리데이비슨이 동네길에서 달리긴 쫌 그렇잖아

반면 한국정부의 요구안은 한국 기업이 가장 불만 많다는 ‘밤덤핑조치’에 대해서도   ‘무역규제에 대한 철폐’의 요구가 아닌 ‘남용 방지’라는 모호한 요구만을 담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미무역수석대표가 분명히 말했다. 한미 FTA 하면서 슈퍼 301조와 같은 미국의 보호주의 조항이 바뀌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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