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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Cinema

사진의 깊이와 만날 수 있는 책들

by 淸風明月 2011.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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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깊이와 만날 수 있는 책들...
사진의 비중이 현대문화에서 커지고 있는 사실은 새삼스러울것이 못된다. 사진을 테제로 한 철학서들과 기타 관련 도서들이 봇물을 이루듯 출간되고 있는것은 사진이 문화에서 비중을 넓혀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최근 출판계에서는 절판이 되어 찾아보려고 해도 쉽게 찾아 보지 못했던 책들이 다시금 출판되고 있으며, 한동안 주춤했던 문고판 책들이 다양으로 쏟아져 나와 길벗이 되며, 국제적 신간이 시간차없이 번역되어 우리를 서가를 채우는 것은 사진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시대풍경이다. 

아래 소개할 사진 책들은 탄탄한 이론적 기반이 묵직하면서도 가볍게 들고 다니고 읽을 수 있는 문고판 스타일의 책들 중에서 고른것이다. 이 책들은 사진을 이해하는 참고도서로서 사진의 깊이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들이다.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틈틈히 읽어보아도 문맥이 흩으러짐 없고, 내용을 이해하기에도 편한 책들이다.사진을 취미로 한다면 한번쯤 읽어보기를 권하는 책들이다.


사진의 철학을 위하여 (Fur eine Philosophie der Fotografie)
-
빌렘 플루서 지음/윤종석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1999

이 책은 사진의 철학을 명제화했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주목받은 바 있다. 1983년 철학의 나라 독일에서 출간되어 현재까지 9판을 거듭했으며,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로 번역되는 등 15개국어로 출판된 유명한 책이다. 사진에 관한 "철학적 이론비평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책은 사진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발표된 책들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책" 중의 하나일 것이다. 책의 특징은 철학을 말하면서도 사진의 과학성, 사진적 기술성, 그리고 사진의 예술성은 물론이고, 현대 사회와 문화 전반에 나타난 사진의 생산과 유통과정, 그에 따른 대중들의 인식의 변화까지 여러 가지 시대성을 논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미디어 철학가이자 디지털 사상가라는 점에서 책은 또한 다른 무거운 철학적 논점들과 달리 간결하고 현실성 있는 언어에 의해 사진의 철학과 문화비평적 모습까지 알게 한다.



사진의 문법 (The Nature of Photographs)
- 스티븐 쇼 지음/김우룡 옮김, 눈빛출판사, 2002

존 버거가 [Way of Seeing]에서 "언어와 이미지 사이에 존재하는 어떤 혁신적 관계성"에 주목했던 것처럼, 그리고 롤랑 바르트가 [Camera Lucida]에서 "사진이 스스로 기술해내는 언어학적 능력뿐만 아니라, 어떤 실재적 마음이 존재한다"고 했던 것처럼, 이 책은 사진해석의 새로운 코드, 즉 지금까지 간과했던 사진 고유의 문법들과 사진에 내재된 본성들을 통해서 사진이 무엇을 말하는지, 사진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를 말하고 싶어한 책이다. 저자가 사진가라는 점에서 풍부한 이미지가 가득하고 체감적인 이끌림이 있으며, 이것들에 의해 제시된 사진의 물리적 본성과 지각과 인지과정이 아주 적절한 사진적 용례를 통해 신뢰감 있게 보여주는 책이다. 



전쟁교본 (Kriegsfibel) -사진도 거짓말 할 수 있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이승진 옮김, 한마당, 1995

세계적인 극작가 브레히트가 오랫동안 사진시를 썼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자신의 사진시를 '사진에피그람Fotoepigram'이라고 불렀다. 그 중에서 1933년부터 45년까지 12년간 쓴 69장의 사진과 그 사진들에 4행시를 묶었던 것이 이 책이다. 브레히트는 자신의 사진에피그람을 "사진해독술을 익히는 학습마당"이라고 했다. 마치 발터 벤야민이 [생산자로서의 작가]에서 "사진작가에게 요구되는 것은 사진에 글(표제어)을 붙이는 능력이다"라고 했던 것과 같다. 브레히트는 사진 한 장에 짧은 4행의 시를 결합시켜 실제가 은폐된 사진, 즉 "사진기 역시 타이프라이터처럼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했다. 사진이 세상을 지배한 상황인데도 진실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사진의 맹점을 그는 69장의 르포르타주 사진에 4행의 짧은 글을 붙여 진정한 사진해독의 방법을 보여주려 했던 것이다. 사진해독술을 통해 사진이 갖는 이미지의 '자명성'을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자신이 연극에서 논리화했던 "낯설게 하기"를 사진에도 적용시키려는 의지를 읽게 한 책이다.



사진은 무엇을 재현하는가?
- 이경률 지음, 마실출판사, 2002

이 책은 사진의 무수한 의미의 다발, 그 의미들로부터 생성된 이미지들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를 밝히려는 책이다. 철학적 기반에서 사진적 재현의 의미, 그 의미의 생성과 지시 그리고 수용 과정을 탐색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 열 개의 테마를 통해서 사진이 종종 의미의 전달이 아닌 인덱스로서 자리하는 사례와, 또 사진이 우리의 인식으로는 알 수 없는 또 다른 세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한다. 이때 사진에 읽혀지는 않는 영역, 그저 지표(index)로서 암시되고 혹은 누설되는 의미의 광맥이 있음을 저자는 중요시한다. 사진의 실체가 오로지 조형적 조합에 의해 암시되는 대상일 뿐이라는 재현 일반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 책은 사진이 외시하는 사실주의는 현상학적 관점에서 볼 때 "단지 하나의 징후로서 어떠한 조짐을 보이는 상황적 신호"임을 깨닫게 하고 싶어한다.



에드워드 스타이켄-성공신화의 셔터를 누르다.
- 최봉림 지음, 디자인하우스, 2000

이 책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사진가로서 말해지는 에드워드 스타이켄과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사진이 어떤 점에서 유용한 매체인지를 드러내려 한다. 사진의 다양한 기능, 즉 사진이 어떻게 삶을 포착하고, 반대로 어떻게 삶을 배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또 사진의 성공이란 어떤 의미이며, 한 예술가의 성공적 변신은 어떠한 사회적 구조와 제도적 메커니즘에 의해 형성되고 또한 그것들이 시대의 신화로 자리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려 한다. 20세기 사진에서 가장 화려했고, 가장 성공했으며, 가장 정치적이었던 에드워드 스타이켄을 통해서 사진의 정체성을 물은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사진의 철학을 위하여], [사진의 문법], [전쟁교본, 사진도 거짓말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사진은 무엇을 재현하는가]는 결국 사진의 정체성, 사진의 시대 초상으로서 사진의 진정성을 물었던 책이다. 그에 대한 실질적 용례, 그 효용성을 예증해 보인 책이 바로 이 책이라 할 수 있다.  

사진과 책의 만남  NO.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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