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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o ergo sum

끝나지 않는 '역사' 5.18 광주민주항쟁

by 淸風明月 2010.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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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달력을 보다가 18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5월 18일 그냥 1년 365일 중에 하나라고 넘어갈 수 있는 하루입니다. 5월 18일이 무슨 날인지 여러분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어떤 날이죠?

내일은 5.18 광주민주항쟁 30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5.18  한국현대사에서 가슴아프고 쓰라린 진실 중 하나입니다.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할 군인들이 국민들을 향해 총부리를 돌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5.18은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글프게도 5월 18일이 무슨 날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대학생활을 하면서 더 나아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5.18 광주민주항쟁은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려던 신군부 세력의 퇴진 및 계엄령 철폐 등을 요구하며 일어난 민주화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 세력은 광주의 민주화 운동을 소요사태로 보고 강격진압하면 잠잠해 질것으로 판단하여, 계엄군과 공수부대를 동원 무차별적인 폭력진압을 진행하게 됩니다. 공수부대원들은 운동권 대학생뿐만 아니라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무고한 시민들까지 닥치는 대로 폭행하는 것을 목격한 광주시민들은 두려움을 넘어 분노를 느꼈고, 그 결과 운동권과 무관한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10대 청소년들까지 거리로 나서 시위에 참여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결국 광주의 꿈은 "화려한 휴가"로 이름붙혀진 진압작전으로 한 순간 꿈으로 남았지만, 그 꿈이 이어져 6월 항쟁을 만들었고,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루어내는 밑바탕이 되었다고 봅니다. 5월 18일은 '역사' 그 자체입니다. 그 역사가 점점 잊혀져 가는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벌써 30주년입니다. 광주를 알던 한세대가 지나갔습니다..

광주민주항쟁은 역사입니다. 30주년을 맞는 오늘 그 주인공들은 하나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주에 군을 투입하고 민주화를 염원하던 광주시민들을 학살한 책임자들은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내려진 '단죄'도 잠시뿐이었습니다. 곧바로 사면되어 사회원로대접을 받으며, 광주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전두화, 노태우, 정호용, 이희성, 박준병, 최세창, 허화평, 허삼수, 허문도, 권정달, 장세동... 12·12 군사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하고, 1980년 5월 광주를 핏빛으로 물들였던 주역들은 대통령부터 국회의원, 장/차관등 권력의 핵심 요직을 독식했던 이들은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역사 바로 세우기’ 로 인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핵심 주역 15명이 내란죄·군사반란죄로 단죄됐고, 일부는 훈장과 연금도 박탈당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단죄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1997년 특별사면으로 명예를 회복한 이들은 5.18 광주민주항쟁 30주년이 되는 오늘까지 그들만의 ‘화려한 휴가’를 즐기며, 한국사회의 원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참 한탄할 노릇입니다. 

전두환은 거침없는 정치적 발언을 솓아내고 있고, 광주에 3, 7, 11 공수사단을 동원해 '학살극'을 사실상 지휘한 정호용은 육사발전기금 이사장을 맡고있으며, 호국안보세미나에서 "이제 5.18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한다."며 뻔뻔하게 '민주항쟁'으로 인정받은 5.18의 재평가를 요구하는 망발을 하기도 했습니다. 광주를 진압하기 위해 진주했던 3공수여단의 최세창, 7공수여단의 신우식, 11공수여단의 최웅 전 단장은 그나마 조용한 노년을 보내고 있고, 당시 보안사 정보처장이었던 권정달은  노무현 정부에서 자유총연맹 총재로 발탁었죠. 그리고 허화평은 미래한국재단 만들어 활동 하고 있으며, 2005년 MBC ‘제5공화국’ 방영으로 신군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드세지자 “12·12와 5·18을 내란과 군사반란으로 단죄한 김영삼 정권의 엉터리 정치재판”이라고 반발했다. 허문도는 2008년 10월 통일교 산하 평화통일재단이 만든 ‘한일터널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허삼수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사단법인 국제장애인협의회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이처럼 5.18민주항쟁을 진압했던 책임자들은 죄를 뉘우치기 보다 당당하게 자신들의 죄를 부정하며, 한국사회의 원로로 살아가고 있다. 모든 책임은 결국 잘못된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우리에게 있다. 잘목된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워 지기 위해서라도, 5.18이라는 '역사'를 잘지켜내서 우리 후세대들에 알려야 할 것이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결국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 하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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