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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Dorothea Lange (도로디어 랭, 1895∼1965)

by 淸風明月 2024.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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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여류사진가인 도로디어 랭은 농업안정국(Farm Security Administration)에서 가장 큰 공을세운 사진가중 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35∼1942까지 7년에 걸쳐 FSA운동에 가담하면서 공황기의 미국을 특히 이민 노동자나 소작인 등을 중심으로 한 다큐멘타리 사진을 발전시킨 장본인이다. 1930년대 세계공황의 바람이 세차게 불어올때 랭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영업사진관을 경영하고 있었다. 당시 많은 실업자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카메라에 담고자 하여 일련의 사진들을 모아 1934년에 개인전을 열었는데 뜻밖에 반응이 좋았다. 사실 이 사진전을 통하여 농업안정국(FSA) 운동에 감담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1935년에 FSA에 가담하게된 그녀는 당시 농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하였다. FSA는 경제공황과 더불어 미국 중서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으로 농민들이 겪고 있는 절박한 사정을 시각언어인 사진으로 엮어서 호소함으로써 범국민적인 공동대책을 마련하려는 정부의 행정적인 시책의 일환으로 전개되었다. 이 사진운동에 참여한 여러 사진가들은 제각기 다른 주제의 작업을 나누어 맡았는데 도로디어 랭의 역할은 '일거리를 찾아 떠돌아다니는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중심으로 사진촬영에 들어갔다.

 

그녀가 FSA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널리 알려진 사진으로는 1936년에 찍은 <이민 노동자의 어머니 Magrant Mother> 가 있다. 이 사진은 캘리포니아 이주 농민들의 생활과 그 상태를 기록한 사진으로 이주자들이 일거리를 찾아 이 캠프에서 저 캠프로 이주하며 생활하는 불쌍한 어머니가 텐트 속에서 어린애에 둘러싸인 모습을 통하여 당시의 미국 노동자의 삶과 얼굴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Migrant Mother; Nipomo, California, 1936


그녀의 사진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의 기록과 정서적 감동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정책적인 이유로 시작된 다큐멘터리 기록적 사진이기도 했지만 그 안에는 이주 노동자들의 삶의 진실을 느낄 수 있도록 감동적인 해설서였기 때문이다. 더이상 어쩔 수 없는 삶의 막다른 골목에 서있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보여준 랭의 사진세계는 한 시대의 사건들의 기록에만 머물지 않았기에 오늘날까지도 그녀의 사진을 보면 사람들의 가슴에 와 닿게해준다.

 

도로디어 랭은 우리에게 농업안정국(FSA)으로 시작하여 농업안정국(FSA)으로 끝났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실 그녀의 사진의 질적인 수준이라는 측면에서도 이 시기가 가장 전성기였고 이후의 사진작업에 있어서도 FSA의 사진 촬영방식과 특별한 차이없이 매우 유사하게 나아갔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로디어 랭을 이야기할 때 FSA 중심으로 설명되어지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다. 그만큼 도로디어 랭은 FSA에서 활약했던 가장 중심인물 중 대표자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로디어 랭의 사진사적 위치는 어떠한가? 1870년대부터 사회개혁을 사진매체를 이용하기 시작한 자곱 리스(Jacob Riis)와 루이스 하이(Lewis W. Hine)의 연장선인 도로디어 랭은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실업과 가난... 그 중에서도 당시 신세계를 찾아서 몰려들었던 이주민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세상에 드러내어 정부 당국이나 사회가 서둘러 그들을 위한 대책을 세우게 하는 역할을 맡았다. 자곱 리스의 경우는 그늘 속에 가려진 사건을 세상에 폭로하고 여론을 환기시키려는 경향이 강했으며 사회학자였던 루이스 하인의 경우는 어린 노동자들에 대한 학대에 관한 관심으로 사회적 윤리성을 강조한 경향이 짙다. 도로디어 랭의 경우는 이보다 한 단계 발전하여 이주민들이 당하고 있는 육체적 가난과 고통 뿐만 아니라 정신, 영혼의 고뇌와 고통속에서 헤메이고 있는 그들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도로디어 랭은 자곱 리스나 루이스 하인과 같은 선상에서 이야기 되기도 하지만 또한 FSA에서 동료였던 사진가 중 한사람인 워커 에반스와 비교가 많이 된다. 웨커 에반스가 FSA 활동당시 그의 사진특징은 인물중심이라기 보다는 생활환경 중심으로서 전경적 관점의 사진을 대다수 촬영하였다. 따라서 공간적인 상황 속에서 누추한 빈민들을 파악하고자 하였기에 인물들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오히려 배경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러나 도로디어 랭의 경우는 그들의 생활공간에 큰 역점을 두지는 않았다. 오히려 생활공간, 배경등은 과감히 생략시키고 인물중심으로 사진을 촬영하였는데 그들의 얼굴에 그 모든 상황이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하여 이러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자 하였다. 따라서 클로즈업 수법을 많이 사용하였는데 특히 클로즈업할 때 그들의 눈빛이 카메라로 향하도록 하여 사진의 모델이 되는 사람과 후에 사진을 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마주치게 촬영하여 더욱 깊은 감동으로 나아가기를 바랬던 것이다. 그녀의 사진속에 등장했던 개개인의 개성으로도 한 시대를 충분히 상징하기에 충분한 사진들을 촬영하였다. 도로디어 랭은 사람들의 삶과 느낌을 표출하는 순간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독특한 능력의 소유자로써 새로운 다큐멘타리의 길을 펼쳐놓았다.

 

< 약 력 >
1895년 미국 뉴저지 주 호보켄 출생
1912년 처음 사진을 접하게 됨
1935년 농업안정국(FSA) 운동에 가담
1936년 < Magrant Mother> 촬영
1941년 구겐하임 재단의 기금으로 남부 주민들의 생활상 촬영들어감
1942년 태평양 연안지대에 사는 일본계 미국인들의 강제 소개 촬영
1945년 Magnum 사진집단의 회원으로 활동
1965년 그녀의 나이 70살에 암으로 세상을 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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