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s of the Modern World System: A Missing Link" 정리/첨부파일 참고.
원문: A. R. Zolberg, 1981, "Origins of the Modern World System: A Missing Link", World Politics, 33(2), pp. 253~281.
Origins of the Modern World System: A Missing Link
A. R. Zolberg, 1981, "Origins of the Modern World System: A Missing Link", World Politics, 33(2), pp. 253~281.
근대화와 발전에 대한 최근의 논쟁 속에서 ‘역사’는 사회과학의 관심대상으로 부활했다. 즉, 서구의 과거 경험의 (지나친) 일반화라고 할 수 있는 ‘발전 패러다임’은 불만의 대상이 되었고, 이에 따라서 역사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상한 것이다. 이런 역사로의 재설정을 고려할 때, 사회과학자들이 1500년대 서구의 문화적 외양과 사회, 경제, 정치조직의 시대적 변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월러스타인은 바로 이러한 사회과학자들의 관심을 보다 체계적인 문제들을 통해 고찰한 사람이다.
월러스타인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초기 근대에 일어난 서구의 변환과 이후 서구의 ‘우월적 지위’로의 부상을 연결시키는 과정은 어떤 것인가? 그리고 그런 변환의 결과는 이후 세계 다른 지역의 변화를 어떻게 규정했는가? 하는 것이다.
월러스타인의 해법은 마술사의 속임수와 같은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16세기의 세계가 종속이론에 관련된 문헌들에 나타난 20세기 후반의 세계와 너무나 닮아있으며, 이것이 일종의 거울효과로 작용하여 월러스타인의 16세기에 대한 묘사에 현실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월러스타인의 근대 세계체제에 대한 특징화와 그것의 기원에 대한 설명은 불완전할 뿐만 아니라 실증적인 차원에서도 오류를 범했다. 이런 오류와 실수는 그가 정치구조와 정치과정에 대해 ‘체계적으로’ 무시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정치구조와 과정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1) 정치과정을 경제적 인과관계에 관련된 부수적 현상으로 간주하면서 환원주의적 경향을 드러냈고, 2) 독특한 정치적 양상에 대해 별다른 설명없이 그저 체계가 (또는 체계 중심적 설명이) 필요로 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파악함으로써 기능주의적 경향을 띄었으며, 3) 혹은 정치적 변수를 그저 주어진 것으로 고려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월러스타인은 그 인식론적 야망 때문에 근대 세계역사에 대한 실증적 차원의 중요성을 간과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그의 궁극적 목표는 ‘사회체계’연구에 적합한 포괄적인 ‘단일 학제적’ 접근법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월러스타인의 세계역사적 접근법은 불가해한 혼합적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약간의 전통적인 체계분석과 시대에 뒤떨어진 하찮은 유물론을 섞어 놓은 결과를 초래했다.
월러스타인의 이론적 입장은 ‘실제의’ 혹은 ‘총체적’ 사회체제라는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그 체계 안에서의 생활은 자기 충족적이며, 부수적으로 그 체계발전의 동학은 대개 내적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관점에서 사회체계는 1) 경제적 조직의 지리적 규모에 따라 2) 경제적 조직과 관련한 정치적 조직의 크기에 따라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관례가 되어버린 조공요구체제를 갖지 않은 상당히 자율적인 생계유지의 공동체와 세계체제로 나누어지며, 둘째 경제조직과 정치조직이 일치하는 경우와 정치조직이 보다 작은 경우로 나누어지는데, 여기서 다시 전자의 경우 역사적으로 실현된 ‘세계제국’과 실현되지 않은 ‘세계 사회주의 정부’로 나눌 수 있고, 후자에 있어서는 오직 하나의 가능성 즉 다양한 ‘국가’들을 가진 ‘세계경제’만이 존재한다.
월러스타인은 16세기 유럽에 있었던 중요한 변화는 바로 이 세계경제라고 명명한 단일한 사회체제에 의해 설명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16세기 유럽의 연결구조는 경제적 차원뿐만 아니라 정치전략적 행위자들의 집합, 행위자로서 그들의 역량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내적 구조, 그리고 유럽의 ‘국제정치체제’라고 부를 수 있는 국가 외적 요인들을 포함한다.
‘missing link'에서 기인한 결과, 효과의 흔적들, 즉 긴 16세기의 세계사적 과정에 대한 경제학적 개념화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다음과 같은 월러스타인의 역사적 설명의 주요한 측면들과 관련하여 제시될 것이다.
1) 중세 유럽사회조직에 대한 묘사에서 월러스타인은 긴 16세기의 형성에 있어서 중세정치구조가 독립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정한다.
2) 월러스타인의 입장에서 근대세계체제를 과거와 다르게 만든 것은 유럽확장이 세계경제라는 양식을 띠었기 때문이다. 즉, 세계제국이 아닌 세계경제라는 양식은 근대자본주의의 기술과 근대과학기술, 혹은 이들이 상 호연결되어 작동한 결과라고 월러스타인은 주장한다. 그러나 이 저작이 다루는 기간(시대)을 보았을 때, ‘세계경제’라는 용어는 시대에 맞지 않은 표현이다. 이론적 주장과는 반대로 역사학자 월러스타인 자신도 처음부터 체계부분들 사이의 기본적 연결은 경제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대개 정치 전략적이었다는 Zolberg 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 같다. 즉,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형성에 앞서 정치조직 확립의 결과로 유럽인들이 획득한 권력, 그리고 이후 오스만 투르크와 같은 외부세력 혹은 서구 유럽국가들간의 힘의 균형 등이 없이 는 근대세계체제가 존재할 수 없었다.
3) 월러스타인의 입장에서 세계경제의 지리적 경계는 ‘균형의 문제’였다. 즉 손실이 이득보다 커질 때까지 확 장하는 것이다. 경계에 대한 결정요인들 중 하나는 거리에 따른 교통비용이고, 다른 하나는 확립된 권위의 저항이었다. 그러나 경제적 차원 못지 않게 다양한 정치단위들간의 전략적 상호작용으로 구성된 보다 포괄 적인 세계체제의 차원에서 진행된 과정이 큰 역할을 했다. 결국 월러스타인 자신의 설명에 따르더라도 유 럽세계체제의 경계는 교통비용에 의해 결정되는 경제적 ‘균형’보다는 존재하는 세계의 조직화된 힘의 분포 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월러스타인에 의해 제시된 부적절한 단일차원 분석틀과 달리 나의 대안 은 정치권력이나 힘에 대한 일원론적 개념화가 아니라 그런 정치권력이나 힘을 어떤 국제체제의 여러 구조 적 구성물 가운데 하나로 보는 것이다. 즉 경제적 관계만큼이나 정치적 관계 역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 다는 것이다.
4) 특정국가의 중심부, 반주변부, 주변부 등의 ‘위치짓기’에 대한 결정요인은 국가들의 정치적 조직은 세계경 제의 다양한 부분에서의 그들의 위치(중심, 반주변, 주변)에 따라 다양하다는 명제를 보자. 월러스타인은 외곽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여러 부분 속에서의 국가들의 지위를 설명하기 위해서도 정치적 조직을 일종의 독립변수로 사용하고 있다. 즉 전술한 명제는 정치적 조직이 국가들의 세계경제 속에서의 지위에 따른 종속변수라고 했으나 실제 월러스타인은 그것을 독립변수로 인정하면서 근대세계체제를 설명하고 있 다.
월러스타인에 대한 나의 비판은 경제적 관계와 정치적 관계, 즉 이 두 구조적 관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긴 16세기’라는 시대를 설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싶다. 또 하나 중요하게 지적되어야 할 것은 Otto Hinze, Koenigsberger가 그랬던 것처럼 유럽정치발전에 대한 분석틀로 국제적(외재적) 정치과정과 국내적(내재적) 정치과정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포함해야 한다.
정치적 차원까지 포함하는 세계역사이론을 만들기 위해서는 월러스타인의 저작을 중심으로 다차원적 과정으로서의 세계경제형성에 대한 그의 개념화를 정치적 관계의 분석에까지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대세계체제에 대한 이론적 설명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려면 정치적 구조에 의해 발생하는 동학과 다른 사회과정들 사이의 관계를 보다 명료하게 개념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상호작용의 본질이 시, 공간에 따라 다르다는 것 또한 기억해야 한다. 단일한 동학에 의해 움직이는 체제를 제시할 수 있다는 믿음보다도 인간의 경험과 역사의 다양한 분기사이의 접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변환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는 이론의 정교함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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