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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and Society Archive

[강의노트] 마르크스 경제학 제 5강

by 淸風明月 2024.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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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강 의

 

2편 화폐의 자본으로의 전환

 

4장 자본의 일반공식

 

<해설>

상품의 유통으로부터 화폐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데, 이 화폐는 단순한 화폐로서 유통하든지 자본으로서 유통하게 된다. 화폐의 유통형태 상의 차이로부터 자본이 무엇인가를 고찰하고 자본의 일반공식을 도출하는 것이 이 장의 목적이다.

 

1. 화폐가 단순한 화폐로서 유통하는 경우: 단순상품유통 C--M--C

) 예를 들면 밀을 팔아 화폐를 얻고 이 화폐로 아마포를 구매하는 경우다. 이 경우 아마포는 소비되기 때문에 화폐는 영원히 되돌아 오지 않는다.

) 밀 소유자는 아마포를 원했기 때문에 이 순환을 개시했으며, 따라서 이 순환의 목적은 상이한 사용가치를 획득하여 소비함으로써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 밀 소유자는 아마포를 획득함으로써 만족하기 때문에, 동일한 순환을 계속적으로 반복할 내적 동인을 가지지 않는다.

 

2. 화폐가 자본으로서 유통하는 경우: M--C--M

) 예를 들면 화폐소유자가 화폐로 밀을 구매한 뒤, 다시 그 밀을 판매하여 화폐를 획득하는 경우다. 화폐는 소비된 것이 아니라 투하된 것이다.

) 이 순환의 출발점과 종착점이 모두 질적으로 동일한 화폐이기 때문에, 처음의 화폐액과 최후의 화폐액 사이에 양적 차이가 없다면, 이 순환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시 말해 화폐소유자가 100원으로 밀을 사서 그 밀을 팔아 100원을 얻는다면, 그는 이러한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 이 순환의 목적은 상이한 사용가치의 획득이 아니라 보다 큰 화폐의 획득, 또는 가치증식(valorisation)이다. 다시 말해 화폐소유자는 100원을 예컨대 120원으로 증식시키기 위해 이 순환을 개시한 것이다. 따라서 이 순환의 완전한 형태는 M--C--M이 아니라 M--C--M'(= M + m)이다. 여기에서 m'잉여가치'(surplus value)라고 부르며, 최초의 화폐는 m만큼 증식되었다. 바로 이러한 순환운동이 화폐(또는 일반적으로 말해 가치)'자본'(capital)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189). 따라서 자본을 '과정 중의 가치'(value in process) 또는 '과정 중의 화폐'(money in process)라고 부르게 된다(194).

) 이 순환의 목적이 가치의 증식이기 때문에, 1회의 순환이 100--C --120원으로 끝나더라도 120원을 더욱 증식시키려는 동인이나 동기가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120--C--150원의 제2회 순환이 연속되고, 그 다음 제3회의 순환이 뒤딸아 온다. 다시 말해 이 순환운동에서 가치는 하나의 '자동적인 주체'(an automatic subject)가 되어 이 순환운동을 무한히 계속하게 된다(189-90). 이러한 의미에서 자본을 '스스로 가치증식하고 있는 가치'(self-valorising value)라고 부른다(192).

) 이 순환운동에서 가치는 끝임없이 번갈아 화폐와 상품의 형태를 취하면서 증식하기 때문에, 이 순환운동에 들어와 있는 화폐나 상품은 자본의 '변태'(變態)(metamorphosis)이다. 다시 말해 화폐도 자본이고 상품도 자본이다(192).

 

3. 자본의 일반공식

) M--C--M'은 상품을 구매해 더 비싼 값으로 팔아 가치를 증식시키기 때문에, 상인자본(또는 상업자본)에만 해당하는 형태인 것처럼 보인다.

) 그러나 산업자본의 순환도 생산영역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사상한다면 유통영역에서는 M--C--M'의 형태를 취한다. 다시 말해 생산수단(means of production)과 노동력(labour power)를 시장에서 상품으로서 구매해야 하고, 생산과정(P)의 생산물을 상품으로서 시장에서 팔아 보다 큰 가치를 얻는 것이다.

M--C(MP,LP).....P....C'--M'

) '이자낳는 자본'(interest-bearing capital)의 순환은 M....M'인데, 이것은 그 중단단계(즉 화폐를 차입한 뒤 이자를 지불하는 사람이 어떻게 잉여가치를 얻었는가라는 문제)를 사상한 형태다.

) 따라서 M--C--M'은 자본이 유통영역에서 취하는 일반공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194).

 

 

5장 자본의 일반공식에서의 모순

 

<해설>

M--C--M'에 의해 화폐가 자본으로 전환하는 일반공식을 제시했는데, 이것은 화폐소유자들 또는 상품소유자들이 유통영역에서 상품의 매매를 통해 상호관련을 맺음으로써 화폐가 자본으로 전환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상품의 유통과정 또는 상품의 매매과정에서는 사실상 '잉여가치'가 발생할 수 없다면, 자본의 일반공식은 모순을 내포한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1. 상품의 유통과정에서는 잉여가치가 발생하지 않으며, 따라서 가치가 자본으로 전환할 수 없다.

) 교환 당사자는 사용가치의 측면에서는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자신에게 사용가치로서는 쓸모없는 상품을 팔아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을 얻기 때문이다. 둘째 각 생산자가 사회적 분업에 의해 특정 상품의 생산에 전념하기 때문에, 모든 상품들을 스스로 만들 때보다는 각 상품에 드는 사회적 노동이 절약되므로, 교환 당사자들은 동일한 화폐로 더 많은 상품들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교환과정에서는 상품이 화폐로 전환하고 또 화폐가 상품으로 전환하는 형태상의 변화만 있을 뿐 가치량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 따라서 상품교환은 그 순수한 형태에서는 등가물끼리의 교환이고, 가치증식의 수단으로 될 수 없다(197-9).

) 만약 등가물끼리의 교환이 아니더라도 잉여가치는 발생하지 않는다.

첫째의 경우: 판매자가 어떤 특권을 가져 100원의 상품을 110원에 팔 수 있다고 가정하면, 판매자는 10원의 잉여가치를 얻게 된다. 그러나 그는 판매한 뒤 제3의 판매자로부터 다시 구매하지 않으면 안될 것인데, 이 경우 그는 100원의 상품에 대해 110원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사람은 판매자로서는 10원의 이익을 얻었지만 구매자로서는 10원을 잃게 되어 잉여가치를 얻지 못한다.

결국 모든 상품소유자가 자기들의 상품을 그 가치보다 10% 비싸게 판매하게 되는데, 이것은 상품들의 가격만 인상할 뿐 아무런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는다(201-2).

둘째의 경우: 구매자가 어떤 특권에 의해 100원의 상품을 90원에 구매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는 구매자가 되기 전에 이미 판매자로서 제3의 구매자에게 100원의 상품을 90원에 팔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셋째의 경우: 판매하지 않고 구매만 하는, 따라서 생산하지 않고 오직 소비만 하는 계급이 있다고 가정하면, 판매자는 가치 이상으로 상품을 팔아 잉여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급은 상품소유자들로부터 어떤 강제나 권리에 근거해 화폐를 수탈하지 않으면 그러한 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것이므로, 결국 상품소유자들은 자기가 바친 공물을 높은 가격에 의해 다시 회수하는 셈이 될 것이다(203-4).

넷째의 경우: 상품소유자 A40원의 포도주를 B에게 팔고, 그 대신 50원의 곡물을 얻었다면, A10원의 잉여가치를 얻었을 것이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교환 이전과 마찬가지로 총가치는 90원일 뿐이다. 다만 사회적 총가치의 분배가 변화했을 뿐이다(204-5).

다섯째의 경우: 선진국이 후진국을 부등가교환(unequal exchange)에 의해 수탈함으로써 후진국의 발전이 지연된다는 주장이 있다. 선진국이 공산품의 공급을 독점하고 제1차산품의 수요를 독점하는 상황에서는, 후진국의 교역조건(terms of trade)이 악화함으로써 후진국의 잉여가치가 선진국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은 세계적인 차원에서 잉여가치가 어떻게 분배되는가에 관한 설명은 되지만, 세계 전체에서 잉여가치가 어떻게 발생하는가에 관한 설명은 아니다.

 

2. 유통 즉 상품교환에서는 아무런 가치나 잉여가치가 창조되지 않으며 따라서 가치가 자본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상품소유자들이 상호관련을 맺는) 유통영역 밖에서 잉여가치가 발생할 수 있는가?

유통 밖에서는 상품소유자는 오직 자기 자신의 상품과 관계를 맺을 뿐이다. 만약 가죽으로 장화를 만드는 경우, 장화의 생산에 새로운 노동이 추가되기 때문에, 장화의 가치 = 가죽의 가치 + 새로운 노동이다. 장화는 가죽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지지만, 가죽의 가치는 원래 그대로며 가죽은 자신의 가치를 증식시키지도 않았다. 다시 말해 상품소유자는 자기의 노동으로 가치를 창조할 수 있지만, '스스로 증식하는 가치' 즉 자본을 창조할 수는 없다(207-8).

상품생산자는 다른 상품소유자들과 접촉하지 않고서는 가치를 증식시킬 수 없다. 즉 유통영역의 외부에서는 화폐 또는 상품이 자본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3. "자본은 유통에서 발생할 수도 없고 또 유통의 외부에서 발생할 수도 없다. 자본은 유통에서 발생해야 하는 동시에 유통의 외부에서 발생해야 한다...화폐소유자는 상품을 그 가치대로 구매하여 그 가치대로 판매하여야 하는데, 그러면서도 과정의 끝에 가서는 자기가 투입한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끌어내지 않으면 안된다...이것이 바로 문제의 조건이다". (208-9)

이 문제의 조건을 공식으로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M---C C'---M'

 

결국 화폐소유자가 어떤 상품을 유통영역에서 그 가치대로 구매하지만, 그 상품을 소비 또는 사용하는 과정이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이고, 더욱이 그 상품의 가치보다 큰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치의 실체는 인간노동이고 인간노동이 가치를 창조하기 때문에, 어떤 상품을 소비 또는 사용하는 것이 바로 노동하는 것, 즉 가치를 창조하는 것으로 되는 독특한 상품이 존재해야 한다. 이 특수한 상품이 바로 노동력(labour-power) 또는 노동능력(labour-capacity)이다. 노동력은 인간의 신체 속에 있는 육체적 정신적 능력의 총체로서 인간이 사용가치를 생산할 때마다 지출하는데, 노동력의 지출행위를 노동(labour 또는 work)이라고 부른다(210-1).

 

 

6장 노동력의 구매와 판매

 

1. 노동력이 시장에서 상품으로 등장하기 위한 조건들

) 노동력의 소유자가 시장에서 자기의 노동력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노동력의 소유자는 인격적으로 자유로워서 어느 화폐소유자에게도 자기의 노동력을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노동력을 한꺼번에 몽땅 판다면, 노동력의 소유자는 자기 자신을 판매하는 것으로 되며, 따라서 그는 자유인이 아니라 노예로 되며 상품소유자가 아니라 상품으로 된다. 그러므로 그는 노동력을 판매하더라도 노동력에 대한 자기의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아야 되는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그는 자기의 노동력을 항상 일정한 시간 동안만 판매해야 한다(211-2).

노예나 농노는 인격적으로 자유롭지 않았으며 자기의 노동력을 시장에 상품으로 내놓은 것도 아니다.

 

) 노동력의 소유자가 스스로 노동력을 사용해 살아갈 수 있다면, 노동력을 상품으로 판매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그는 생활수단이나 생산수단을 전혀 가지지 않아야 한다(212-3). 1권 제8편 제33('근대적 식민이론')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예로 들어 보자. 영국 맨체스타의 한 공장주가 공장부지의 값이 높고 노동운동이 귀찮아 공장을 호주로 옮기면서 자기가 필요로 하는 노동자들을 모두 데리고 갔다. 그런데 노동자들은 호주에서 공장주를 위해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주인 없는 토지를 점유해 스스로 자기 자신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공장주는 노동자를 구할 수 없어 도산했고, 그 뒤 영국정부는 호주의 모든 토지를 국유화하고 토지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함으로써, 이주한 노동자들이 손쉽게 자영농민으로 되는 것을 막아 공장주들을 보호한 것이다.

 

) 흔히들 '임금노동자는 이중의 의미에서 자유롭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인격적으로 자유롭다(free)는 것과 재산이 없다(free from property)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213). 이러한 자유로운 무산대중(proletariat)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탄생하게 되었는가는 제1권 제8('시초축적' primitive accumulation)에서 자세히 설명되고 있다.

 

 

) 노동력이 상품으로 판매되고, 노동자가 임금에 의해 자기의 생활용품들을 사게 되면, 노동생산물이 상품의 형태를 취하는 것이 일반화한다(214쪽 주4).

 

2. 노동력이라는 특수한 상품의 가치

1) 노동력의 생산에 필요한 사회적 노동이 노동력의 가치를 결정하는데, 노동력은 노동자가 정상적인 생활을 누릴 때에만 정상적으로 재생되므로, 노동력의 가치는 다음과 같은 항목으로 구성될 것이다(215-7).

 

) 노동자 자신의 음식비 주거비 의복비 교육비 훈련비 교통비 문화비 등등.

 

) 가족을 부양해야 되는 경우, 가족의 생계비. 이것은 차세대 노동자를 양육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노동력이 한 세대에서 고갈하는 것을 막는다.

 

) 주부의 가사노동(domestic labour)은 가장의 노동력을 재생하는 데 필수불가결하다. 그러나 가장이 주부의 노동력을 구매한 것이 아니므로 가사노동에 대해 금전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주부의 생활비는 가족의 생계비 항목에 포함될 뿐이다. 만약 주부의 가사노동을 가장이 시장을 통해 구매한다면, 가장의 생활비는 크게 상승해야 할 것이다.

 

2) 노동력의 가치는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첫째 자연적 조건에 따라 음식비 주거비 의복비가 다르기 때문이다. 둘째 경제발전수준과 노동운동수준에 따라 노동자들의 평균적인 생활수준과 욕망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셋째 사회보장제도가 발달하면, 노동자는 사용자로부터 받는 직접적인 임금(direct wage)과 정부로부터 받는 각종 혜택인 사회적인 임금(social wage)을 동시에 누릴 것이므로, 노동력의 가치를 직접적인 임금으로 제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영국에서는 학교와 병원이 무료이고 공공임대주택이 싼 값으로 제공되며 실업수당과 노후연금이 주어지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사용자로부터 낮은 임금을 받아도 될 것이다. 19907월 중국 노동자의 평균 월급은 200위안(우리 돈으로 32,000)이었지만, 주거비가 20위안(아파트 임대료 5위안, 수도료 5위안, 전기료 5위안, 가스료 5위안)이었고 식생활비가 매우 쌌기 때문에, 노동력의 재생산에는 문제가 없었고, 소련에서도 19907월 노동자의 평균 월급은 200루블(우리 돈으로 24,000)이었지만, 주거비가 20루블에 불과했고 식생활비가 매우 쌌다. (임금의 시간당 국제비교는 각국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을 가리키는 지표가 될 수 없다.)

 

3. 노동력의 구매와 판매

) 노동자는 노동시장에서 화폐소유자와 만나 노동력의 매매계약을 맺는다. 예컨대 하루 8시간 노동에 월급은 50만원이라는 계약이 그것이다. 화폐소유자는 한 달 동안 노동력을 사용할 권리를 얻으며, 노동자는 월급을 받아 자기와 가족의 생활을 꾸려 나가면서 매일 노동력을 재생산한다.

 

) 월급은 노동력을 판매함과 동시에 받는 것이 아니라 한 달 동안 일한 뒤 받는 것이 보통이므로, 노동자는 화폐소유자에게 노동력이라는 상품을 외상으로 판다고 말할 수 있다. 이리하여 노동자는 한 달 동안 살아가기 위해 자기 스스로 타인에게 빚을 지는 경우가 생긴다(219-20. 14 참조).

 

) 월급 50만원은 노동력의 한 달의 가치와 같다고 {자본론}에서는 가정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동력의 구매와 판매는 교환행위이고, 교환과정에서는 잉여가치가 창조되지 않으므로, 잉여가치의 발생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등가교환을 전제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화폐소유자는 임금을 노동력의 가치 이하로 인하함으로써 잉여가치를 얻을 수 있지만, 이 방법으로는 곧 한계에 부닥친다. 왜냐하면 노동자가 이러한 수준의 임금을 장기간 받는다면 노동력을 정상적으로 재생산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자본주의는 임금 인하 이외의 방법으로 잉여가치를 획득하면서 발달하고 있는 매우 역동적인 체제라는 것을 밝히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째 임금인상투쟁의 한계를 분명히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임금을 아무리 인상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노동자계급은 자본의 지배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킬 수 없다는 것을 {자본론}은 논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물론 당면과제로서 임금 인상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이 당면과제는 항상 최종목표와 유기적 연관을 가져야만 수정주의(revisionism)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 화폐소유자와 노동자 사이의 관계를 교환영역에서 노동력을 매매하는 관계로 한정한다면, 그들 사이에는 적대나 갈등이나 착취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 평등 소유 공리주의가 지배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221-2). 노동력의 판매자와 구매자는 자기들의 자유의지에 따라 계약을 맺기 때문에 자유가 지배하며, 그들은 각각 노동력과 화폐의 소유자로서 동등하게 만나 등가로 교환하기 때문에 평등이 지배하고, 각각은 자기의 것만을 마음대로 처분하기 때문에 소유가 지배하며, 그리고 각각은 자기의 이익만 추구하는 데도 상호간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때문에 공리주의가 지배한다.

미시경제학은 모든 사람들이 처음부터 일정한 생활수단(initial endowments)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면서, 이 생활수단을 타인들과 어떻게 교환하면 최대의 만족(효용)을 얻을 수 있는가를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에 빠져 있는 한, 모든 사람들은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가정이 성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노동자가 매일 아침 '만나'(manna)를 얻는 것이 아니라 노동력을 팔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며, 따라서 화폐소유자와 노동자는 처음부터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잉여가치가 어떻게 생산되는가라는 문제를 고찰하기 시작하면 교환과정에 나타났던 자유 평등 소유 공리주의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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